유럽위원회(EC)에서 올해 개정키로 한 유럽 비재무보고지침(NFRD)에 관한 마무리 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유럽위원회(EC)와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 European Financial Reporting Advisory Group, 이하 EFRAG)은 10개 글로벌 비재무보고 표준 제정그룹(GRI, SASB, CDP, CDSB, TCFD, UNGC, UN Guiding Principles Reporing Framework, WICI 등)과 두 번째 회의를 가졌다고 EFRAG가 밝혔다. 지난해 12월 만남에 이어 두 번째다.

이유는 바로 유럽 비재무보고지침 개정안을 채택하기 위한 협의다. EC는 지난해 5월 유럽 비재무보고지침을 개정키로 하고, 비재무보고 표준 세부 준비작업을 EFRAG에 위임했다. EU는 2014년 회계연도 평균 근로자 수 500인 이상, 자산총액 2000만 유로 또는 순매출 4000만 유로 이상의 역내 기업에 대해 비재무정보 의무공시를 도입하고,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올해 이 기준을 개정하고, 2023년을 목표로 재무와 비재무 정보공개 통합 플랫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개정 이유는 바로 기업이 공시하는 비재무 정보의 비교 가능성, 신뢰성, 목적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공통의 보고기준 사용을 의무화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태그)와 구조화된 데이터 표준을 사용한 기업의 비재무 정보 신뢰가 높아질뿐 아니라, 공시 이행 및 디지털화도 빨라질 수 있다.

EFRAG 전문가들이 총동원돼 10개월 가량의 작업물이 지난 2월 200페이지가 넘는 본 보고서와 6개 기술 부록의 형태로 발간됐다. 향후 EU의 비재무보고 표준 틀이 모두 담긴 방대한 문서다. ‘임팩트온’은 이번 보고서의 54개 세부 제안 중 10가지 주요 사항을 정리한 ‘데이터마란’의 보고를 요약, 정리해봤다.

 

1) 비재무보고 범위의 정의

EU 비재무보고지침에서 EU는 ‘지속가능성 보고(Sustainability Report)’를 표준 용어로 채택한다. 비재무보고는 ▲보고기업과 이해관계자 사이의 상호작용(서로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 ▲재무보고에서 다루지 않는 가치창출 메커니즘을 잘 포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2) EU 표준의 구조(층위)

원칙 기반인지 규범 기반인지, 혹은 섹터별 범용인지 아니면 섹터별 특화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깊었다. 이번 보고서는 “EU 법률, 환경에 부합하는 일반 원칙 기반 접근법과 보고된 정보의 목적적합성 및 비교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범적인 공시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보고 원칙이 요구됨을 암시한다.

EU 표준은 산업별 무관 공시(sector-agnostic disclosures), 산업별 특정 공시(sector-specific disclosures), 기업별 특정 공시(entity-specific disclosures) 등 3가지 층위에 따라 나뉜다.

Figure 1: Target architecture - Source: EFRAG

3) 과거 정보, 미래 정보 간의 균형 유지

일반적으로 기업 지속가능보고서 혹은 재무보고서에 등장하는 정보는 이미 벌어진 과거의 일이 기술된다. 하지만 개정 가이드라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전환 궤적’이 보고서에 포함되도록 하기 위해 미래 정보를 담도록 할 전망이다. 과학에 기반해 (기후변화 관련)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다.

4)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

이중 중요성 원칙은 개정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의 환경, 사회적 요인(impact materiality)뿐만 아니라 기업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 즉 내부적 관점(inside-out)과 외부적 관점(outside-in)을 모두 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결국 “지속가능성 이슈가 조직의 재무적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를 ‘사전 재무성(pre-financial)’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5)연결 기반 통합보고

지속가능성과 재무보고를 연계하는 것은 ‘앵커 포인트(anchor point)’를 기반으로 한다. 앵커포인트란 기존 재무제표 및 주석에서 지속가능성 보고 또는 지속가능성 보고에서 재무보고로 연결기회를 제공하는 양적 또는 질적 데이터 및 정보를 말한다.

6) 보고서 구조

표준화된 비재무(지속가능성) 정보는 경영보고서의 일부임을 명확하게 표시한다. 특히 지속가능성 명세서(sustainability statements)는 별도 혹은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섹션에서 다뤄야 한다. 지속가능성 명세서는 전략, 실행 및 성과 측정의 3가지 영역을 포함해야 한다. 전략에는 ESG 주제 전반에 걸친 중요성, 거버넌스(지배구조), 관리 책임 및 비즈니스 모델이 포함되어야 하며 실행 및 성과 측정은 주제별 목표, 목표 및 성과 지표를 다루어야 한다.

7) 시작부터 디지털화

지속가능성 공시 분류와 세분화는 처음부터 디지털 분류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포인트의 세분화된 분석에 기초해 지속가능성 정보를 태그할 수 있다.

8) 타임라인 및 우선순위 영역

2022년 2분기안에 완성될 개정 EU 비재무보고(NFRD)에 따라, EU 표준은 2023년부터 적용되며, 2024년에 발표될 보고서에 담겨야 한다.

Figure 2: Standard-setting roadmap - Source: EFRAG

9) 기존 표준 및 프레임워크와의 조정

국제 비재무보고 표준과의 조화 및 정합화는 최우선 의제다. 보고서는 “EU 표준의 목표와 일치하는 한, 기존 또는 향후 국제 표준 및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향후 국제표준이 통일되면 EU 비재무보고 표준 또한 그에 맞춰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Figure 3: Need for coherence in terms of horizontal and vertical alignment- Source: EFRAG

10) 중소기업 공시 기준

중소기업 전용 EU 비재무정보 공시 표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대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항목의 단순화 버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소기업 특유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이 설계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NFRD 개정안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의무 공시 요구사항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중소기업 전용 비재무공시 기준 또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EFRAG 한글 번역본 사전 신청 

EFRAG 비재무보고 보고서를 한글로 요약 번역한 자료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신청해주시면, 이달 말 완료된 번역본을 5월초 무료로 발송해드립니다. main report의 용어정리, executive summary, 54개 proposal 등이 담길 예정입니다. 한글번역팀은 김문정 대표(공인회계사 , (주)부록), 윤주훈 프로(KCH 그룹), 장석우 변호사(법무법인 여는), 정영일 파트너(이음연구소 ESG 컨설팅)  등 4인의 재능기부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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