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SG 열풍이 불면서 많은 국내기업들이 'RE(Renewable Energy) 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해외 ESG 선도기업들은 이미 RE100 목표를 조기 달성했을 뿐 아니라, 협력업체 지속가능 경영활동 지원, 네트워킹, 정책 촉구, 캠페인 등 다양한 외부 이해자 관여(stakeholder engagement)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광주 재건축현장의 건물 붕괴를 비롯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의 사건에서 드러나듯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이 하도급ㆍ협력업체나 내부 직원 등 주요 이해 관계자와 공유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관계자 관여(Stakeholder Engagement)'가 긍정적 효과가 아닌, ESG리스크로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글로벌 표준에서는 지속가능성 이슈 중 '중대성(Material)'이 높은 사안에 대해, 단순 대응이 아니라 '주도적인' 이해관계자 관여를 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환경에 관한 유명 국제표준인 'CDP(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 기후변화 보고 가이던스'를 통해 이를 살펴봤다.
국제 표준이 말하는 이해관계자 관여
CDP의 기업용 기후변화 보고 가이던스에 나오는 '모듈 12번- 참여 (Participation)' 항목은 이해관계자 관여에 대한 요구사항에 대해 자세히 명시하고 있다. 이는 크게 ▲가치사슬(Value-chain) 관리 ▲정책 관여 ▲집단적 행동의 3가지 요소로 나뉘어진다.
우선, 가치 사슬관리의 경우 "가치 사슬내 임직원, 고객, 협력ㆍ하도급 업체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어젠다를 이해하고 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략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해당 전략을 성취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센티브 제도 및 행동강령 수립, 데이터 수집, 참여형 CSR활동, 내부 캠페인 및 교육 등이 포함된다.
둘째, 정책 관여 부분이다. 이는 정부의 정책 입안 관계자, 국가 리더, 국제기구와 직간접적인 교류를 통해 국내외의 정책 안건에 관여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간담회, 세미나, 네트워킹 활동 등을 통해 정책 담당자와 직접적으로 교류하거나 특정 안건에 대한 지지 혹은 반대 입장 표명, CSR 활동 및 캠페인 진행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셋째, 집단적 행동이다. 협회나 조합, 공동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다른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여론 형성 및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 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특히 CDP는 이 같은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는 산업협회 차원의 성명 발표 및 단체 행동, 국제 이니셔티브 참여(RE 100 등) 등의 활동이 포함된다.
인텔 - '분쟁지역 광물' 이슈에 대한 신속한 대응 및 적극적인 관여
한편, '인텔(Intel)' 사례를 통해 보면, 주도적 이해관계자 관여에 관한 실행을 엿볼 수 있다.
2009년, 美 IT 기업 인텔은 ' 분쟁지역광물 사용' 이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사의 공급망 내에서 분쟁지역 광물 사용을 배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분쟁지역광물 사용 의무 공시가 시행된 도드-프랭크 법안 (Dodd-Frank Act, Section 1502)이 제정되기 이전으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이슈 대응이었다.
인텔은 설문을 통해 ▲광물 공급업체의 채굴 원산지 추적성 ▲분쟁지역광물 사용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고, 2011년까지 세계 각지의 41개 채굴장 실사(duediligence)를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2010년에는 콩고의 광물 분쟁 건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직원을 파견해 현지 이해관계자와 교류하기도 했다.
2010년, 도드-프랭크 법안이 제정되자 美 상공회의소, 전미제조업자협회 등이 분쟁지역광물 사용 의무공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오히려 인텔은 공식 성명서를 내면서 해당 법안을 지지하고 분쟁지역광물사용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 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진행한 공급망 실사 결과를 타 업체에 공유했다. 이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광물 거래를 위한 민관연합 (Pubic-Private Alliance for Responsible Mineral Trading), 지속가능한 광물 이니셔티브 (Responsible Mineral Initiative) 등의 활동에 적극 참여해 타 업체, 정부관계자와 함께 분쟁지역광물 사용 근절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인텔은 자재 조달 (sourcing) 분야에서 ESG 평가기관으로 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Responsible Sourcing Network는 인텔을 분쟁지역광물 이슈 대응기업 1위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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