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는 이른바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탄소 중립(Carbon Neutral)으로, 탄소배출 순 증가량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캠페인이다.
넷제로는 이른바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탄소 중립(Carbon Neutral)으로, 탄소배출 순 증가량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캠페인이다.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탄소 중립, 일명 넷제로(Net-Zero)의 핵심은 탄소배출 순 증가량 제로(0)다. 기업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과 동등한 수준의 감축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지난 6일 LG화학은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탄소 중립 성장’을 선언했다. ‘2050 탄소 중립 성장’을 핵심으로 205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t으로 억제하기로 한 것이다. 사업성장성을 고려하면 2050년 탄소 배출량은 4000만t으로, 탄소 중립 성장을 위해 약 3000만t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캠페인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추진한다. 

국내에선 생소한 넷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 해외 넷제로 선언 기업

분야 기업명 넷제로 목표연도 세부 목표 선언연도
I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2012

-넷제로 넘어 205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목표

-2025년까지 모든 사무실과 공장을 재생에너지로 가동

-2030년까지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변경

2020
IT 구글(Google) 2030

-탄소 배출량 추적 툴 개발

-환경기술프로젝트 투자로 자체 탄소 배출량 상쇄 목표

2019
IT 아마존(Amazon) 2040

-배송용 차량 전기차로 변경

-기후 위기 대응 기금 조성

2019
IT 인튜이트(Intuit) 2030 -넷제로 넘어 탄소 네거티브 목표 2019

석유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2050 -2050년까지 탄소 집약도 50% 감축할 것 2020

석유

렙솔(Repsol) 2050 -석유기업 중 최초로 넷제로 선언 2019
광산 텍 인더스트리(Teck Industry) 2050

-저탄소 경제에 필요한 금속 투자

-신재생 에너지 사용

2020
자동차 포드(Ford) 2050

-신재생 에너지 사용

-전기차 기술 투자

2019
자동차 보쉬(BOSCH) 2020 -2021년까지 탄소 배출량 330만톤 감축 2019
자동차 폭스바겐(Volkswagen) 2050 -2025년까지 2015년 대비 탄소 배출량 30% 감축 2019
화학 다우(Dow Chemical) 2050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15% 감축 2020
화학 바스프(BASF) 2030 -재생에너지 사용 2019
엔지니어링 지멘스(Siemens) 2030 -글로벌 기업 중 최초로 넷제로 선언

2015

에너지관리 슈나이더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2030

-공급업체/고객과 함께 넷제로 실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참여

2015
가스/전기 서던 컴퍼니(Southern Company) 2050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50% 감축 2020
전자 소니(SONY) 2050

-Road to ZERO

-제조 과정 내 탄소 배출량 0(zero)

2010
전자 LG전자 2030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50% 감축

-신재생 에너지 사용

2019
에너지 엑셀(XEL) 2050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80% 감축

2018

에너지 듀크 에너지(Duke) 2050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50% 감축 2019
에너지 디티이 에너지(DTE) 2050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50% 감축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 80% 감축

2019
제조 네슬레(Nestle) 2050

-공급망 개선 통한 탄소 배출량 감축

-재생 에너지 100% 사용

2020
제조 유니레버(Unilever) 2039 -2023년까지 벌목 없는 공급망 구축 2020
항공 델타항공(Delta Air Lines) 2030 -10년간 10억달러 투자 2019
항공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British Airways) 2050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투자 및 노후 항공기 대체 2019
항공 콴타스(Qantas Airways) 2050 -10년간 5000만 달러 투자
2020
항공 에티하드(Etihad)

2050

-이니셔티브 가입 및 산업 협업 2020

 

제로(0) 넘어 마이너스(-)까지, 넷제로 앞장선 IT 기업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넷제로 선언과 실천에 앞장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European Climate Foundation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넷제로 선언과 실천에 앞장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European Climate Foundation

'AI 나우 연구소(AI Now Institue)'의 2019년 보고서는 2020년 ICT 분야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탄소배출량의 3~3.6%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항공산업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2011년 구글이 공개한 탄소배출량 자료에 따르면, 구글 이용자 1인당 평균 1.46kg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IT업계에서 기후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 의식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 뉴욕에서 유엔(UN)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열리자,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Amazon)·구글(Google) 등 IT 기업 직원 수천 명은 ‘기후 파업’을 벌였다. 직원들의 행동은 기업의 액션 플랜(Action plan)을 도출해냈다.

아마존 직원들은 지난해 4월 주주총회에서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에게 기후변화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이에 아마존은 지난해 9월 204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골자로 한 ‘기후 서약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배송용 차량을 전기차로 변경해, 화물 배송을 통해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올해 6월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벤처캐피탈을 조성하기도 했다. 약 20억 달러(약 2조 4110억) 규모로 청정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해 다른 기업들이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구글 직원들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 것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계약을 금지할 것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정치인·싱크탱크 등에 후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직원 1100명의 서명이 담긴 ‘기후위기 대책을 마련하라’는 서한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이에 구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도심에서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고 감소시킬 수 있는 툴 개발과 함께 환경 기술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 배출량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를 달성하겠다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올해 1월, ‘탄소 네거티브’를 목표로 밝히며 넷제로를 넘어 기존에 배출한 탄소까지 없애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12년에 이미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까지 전력의 7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미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구글·애플에 비하면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파업 이후 ‘탄소 마이너스’를 발표하며 기후 위기 대응에 가장 앞장서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위기의식 느낀 석유회사들, 줄줄이 탄소배출량 감축 발표

주요 주주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각국 정부도 환경 대책을 의제로 다루면서 세계 10위 석유회사인 렙솔(Repsol)을 시작으로 석유회사들도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밝혔다.

세계 2위의 영국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는 올해 2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직접·간접 배출량을 뜻하는 Scope 1·2 배출량은 2050년까지 제로(0)로, 공급망 및 제품 사용 등으로 인한 외부 배출량을 뜻하는 Scope 3을 감축하기 위해 탄소집약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는 “세계가 청정 에너지로 전환해 나감에 따라 석유기업도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넷제로와 더불어 사업 초점을 청정에너지로 옮길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렙솔과 BP의 ‘넷제로’ 목표에 비해 유럽의 로얄더치쉘(Shell)과 토탈(TOTAL), 이탈리아의 에니(Eni)의 목표는 각각 65% 감축, 60% 감축, 80% 감축으로 저조하다. 특히 미국의 석유회사인 엑슨모빌(ExonMobil)과 셰브런(Chevron)은 장기적인 감축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렙솔과 BP에 비해 빈약한 목표만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자동차·항공·제조 등 분야 막론

자동차 업계에선 포드(Ford)가 최초로 탄소 중립을 선언해 화제다. 포드는 작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탄소 배출량의 95%를 차지하는 차량 사용량·공급망·공정 과정에서 배출량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35년까지 재생 에너지 사용률을 100% 달성하겠다고 밝혔으며, 전기차 기술개발에 115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를 차지하는 항공업계에서도 넷제로 선언이 줄줄이 이어졌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델타 항공(Delta Air Lines)은 향후 10년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즈(British Airways), 호주의 콴타스(Qantas Airways), 아랍에미리트의 에티하드(Etihad) 또한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선언한 바 있다. 델타 항공은 지속가능한 연료 개발 및 노후 항공기 교체로 넷제로를 달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도브와 립톤으로 잘 알려진 유니레버(Unilever)와 네스퀵 등으로 친숙한 네슬레(Nestle) 등 제조업도 동참한다. 유니레버는 2039년까지 벌목 없는 공급망 구축으로,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낮추기로 협약한 파리협정 시한인 2050년보다 11년 앞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네슬레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공급망 개선으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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