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총회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겠다는 '플라스틱 국제조약'을 채택했다/픽사베이
유엔환경총회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겠다는 '플라스틱 국제조약'을 채택했다/픽사베이

"2024년이면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사회에서 폴리머(polymer, 플라스틱과 같이 인공화합 고분자 중합체)의 중요한 역할이 남아있지만, 쓰레기와 오염의 종식 또한 시급히 필요하다." 

다보스포럼에서 노르웨이 기후환경부 에스펜 바스 에디(Espen Barth Eide)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지난 3월 유엔환경총회에서 맺어진 '플라스틱 국제조약'이 집중 재조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자연기금(WWF)의 마코 람페르티니 사무총장은 다보스 포럼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미세 플라스틱 배출로 인해 오염 강도가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와 기업들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법적 구속력 있는 이번 협약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닌 윈-윈(win-win)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금융, 시민 사회, 지역사회, 공급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플라스틱 국제 조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네슬레의 로랑 프릭시 미주지역 총괄 부사장은 "기업들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관한 규제와 개입을 환영하고 있다"며 "이번 조약은 파리협정 이후 환경 흐름을 변혁시킬 새로운 환경 조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슬레는 플라스틱 국제 조약 협의를 촉구하는 비즈니스 선언서에 서명한 기업 중 하나다. 기업들은 조약에 따라 플라스틱 제조, 재활용 및 폐기물 공정 과정들을 모두 넷제로화 해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감축, 정부ㆍ기업ㆍ지역사회가 함께 넷제로 이뤄야

'플라스틱 국제조약'은 최근 몇 년 사이 강력해진 정책 개입에 대한 인식과 여론의 압력을 반영한 결과다. 

총회에서 175개국의 정부대표, 환경장관, 기업이나 기관 이해관계자들이 선진국과 신흥국의 규제 방향 및 내용, 국가와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 규제 시행 가능성 등을 논의하면서 이 조약에 동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약이 1987년 오전층을 보호하기 위해 맺어진 '몬트리올 의정서'보다 더 야망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조약은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주기, 생산, 설계, 폐기 등 공정 전반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세부적인 아젠다로는 책임 있는 플라스틱 소비, 국가 환경 행동 계획, 전략적 자금 조달, 공시 및 모니터링, 혁신 솔루션, 순환자원 무역 정책 등이 있다.

앞으로 전 세계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기업들은 공급망의 순환경제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플라스틱 오염 대응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협약 초안을 작성하기 위해 정부간 협상 위원회(INC)를 설립했으며,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국가 및 도시 차원의 행동 계획을 채택하기도 했다. 

 

재생 플라스틱 생산 넘어 플라스틱 전체 수명수기 혁신 필요

유엔환경총회에서 정부들은 "플라스틱 전체 수명주기의 지속가능성을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라스틱 감축에 있어 가장 선도적인 국가는 에콰도르다. 에콰도르는 2020년 12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제한하는 '순환경제법'을 국회 승인 이후 시행하고 있으며, 순환경제 시행을 위한 세부 국가전략도 착수했다. 

이 외에도 선진국들이 쓰레기를 개발도상국으로 수출하는 '폐기물 식민지', 쓰레기 수거비용, 폐기물 수거 인프라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특히 자금 조달, 인센티브와 패널티 부과 등 투자 자금이 주요 아젠다로 꼽혔다. 

총회 패널들은 "저탄소 플라스틱 생산에 충분한 자금이 흘러가고 있지만 해결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순환경제 인프라와 공급망 혁신에 중점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3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폐기물을 관리하고 있으며, 소요 비용 역시 상당하다. 패널들은 이를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킬 수 있는 투자 기회'로 보았다.

이들은 이어 "정부, 기업 및 투자자들은 자금 조달을 통해 재생 플라스틱과 관련된 수요를 충족시킬 공급 시장을 창출하고, 물리적 인프라와 재활용 시스템의 경제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시너지 금융 효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종식을 위한 연합 등 글로벌 금융 기관들은 수십억 달러의 투자 자본을 통해 개발 도상국, 신흥국 등이 순환 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솔루션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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