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제안이 주주총회에서 번번이 부결되고, 기업이 방어에 나서면서 주주 및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픽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제안이 주주총회에서 번번이 부결되고, 기업이 방어에 나서면서 주주 및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픽셀

 

적극적인 캠페인으로 이사회 멤버를 교체하는데 성공하는 등 변화를 이끌어왔던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최근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장난감 기업 해스브로(Hasbro)의 이사회 멤버를 교체하려고 했던 행동주의 헤지펀드 알타 폭스(Alta Fox)는 교체에 실패했고, 글로벌 금융기관 바클레이즈(Barclays)는 베테랑 은행가를 고용해 행동주의 투자자를 방어하고 나섰다.

 

해스브로, 행동주의 투자자 알타 폭스에 승리

기존 이사진이 그대로 재선출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 알타 폭스의 도전에 승리를 거둔 해스브로./ 해스브로 
기존 이사진이 그대로 재선출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 알타 폭스의 도전에 승리를 거둔 해스브로./ 해스브로 

지난 8일(현지시간), 장난감 기업 해스브로(Hasbro)가 행동주의 헤지펀드 알타 폭스(Alta Fox)의 도전에 승리를 거뒀다.

알타 폭스는 해스브로가 인수했던 미국의 게임출판사 ‘위저드 오브 코스트(Wizards of the Coast)’와 디지털 게이밍 부문을 분사하고, 회사가 자본을 할당하는 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해왔다.

120억 달러(15조840억원)의 가치를 지닌 해스브로는 보드게임 ‘모노폴리(Monopoly)’와 애니메이션 ‘마이 리틀 포니(My Little Pony)를 제작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5년 동안 S&P 500 지수는 70% 상승한 반면, 해스브로의 주가는 18% 하락했다. 

알타 폭스는 해스브로의 지분 2.5%를 소유하고 있으며 1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이사진 한 명을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이전엔 이사회에 5명의 이사를 지명한 바 있다.

의결권 자문 회사인 ISS는 "주주들이 20년 동안 해스브로의 이사진으로 역임해왔던 에드워드 필립(Edward Philip)에 대한 이사진 교체 투표를 보류하라"고 권고했으며, 주주총회 결과 모든 이사가 재선임됐다.

해스브로는 "전략 트레이딩 카드게임(TGG)인 ‘매직: 더 개더링(Magic: Gathering)’,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 Dragons)’와 같은 수익성 있는 사업을 분사하면 회사는 어떤 가치도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타 폭스는 성명을 통해 “결과에 실망했지만 주주로 남아 이사회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 행동주의 투자자를 막기 위해 베테랑 은행가 고용

영국 글로벌 금융 기업, 바클레이즈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요구를 막기 위해 베레랑 은행가를 고용하고 나섰다./ 바클레이즈
영국 글로벌 금융 기업, 바클레이즈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요구를 막기 위해 베레랑 은행가를 고용하고 나섰다./ 바클레이즈

영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바클레이즈(Barclays)는 행동주의 투자자를 막기 위해 최근 베테랑 은행가 짐 로스먼(Jim Rossman)을 주주 자문 담당자로 고용했다.

이는 영국 은행이 투자은행 사업을 확장하고, ESG 문제를 통합해 분사 또는 회사 매각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부터 방어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라자드 에셋 매니지먼트(Lazard asset management)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로스먼은 올해 후반에 그 직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서 바클레이즈와 라자드 에셋 매니지먼트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잇따른 실패를 기록 중인 행동주의 투자자

지난해 행동주의 투자자인 엔진 넘버원이 기후 문제를 이유로 엑손 모빌의 이사진을 교체한 이후, 기업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논의해왔다. 

이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모건 스탠리, 골드만 삭스 등 금융자문사들이 행동주의 주주들의 경영 개입을 막기 위해 기업에 자문을 해왔고, 이후 일부 기업들은 행동주의 주주들의 도전에 승리를 거뒀다. 

맥도날드, 셰브론, 엑손모빌이 대표적인 예다. 맥도날드는 칼 아이칸이 동물 복지를 내세우며 이사진 교체를 요구했지만 다수의 주주들은 기존 이사진 12명을 재선임하는데 동의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의 주주들은 지난해와 달리 ESG를 내세운 행동주의 기관의 제안에 찬성하지 않았다. 셰브론 투자자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택하지는 네덜란드 비영리 단체 '팔로우 디스(Follow This)'의 제안을 선택하지 않았고, 엑손모빌의 주주들 역시 탄소 배출량 감소를 가속화하자는 팔로우 디스의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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