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부, 가상발전소에 30억 달러 대출 보증
미 에너지부(DOE)가 11만5000가구에 가상발전소(VPP)를 공급하려는 기업에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대출을 보증한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한 가정에 가상발전소를 공급하려는 선노바(Sunnova) 에너지의 헤스티아(Hestia) 프로젝트에 미 에너지부가 조건부 대출 보증을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고 카나리미디어와 환경리더가 보도했다.
11만5000가구에 가상 발전소 구축, 710만 톤 탄소 감축
이 자금은 미국 전역의 주택 소유자 7만5000명에서 11만5000명에게 혜택을 주는 가상발전소를 만드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가상발전소가 완공되면 향후 25년 동안 71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고 568메가와트(MW)의 청정 재생 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발전소(VPP)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ESS(에너지 저장장치) 등의 분산전원을 클라우드기반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이용, 마치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다. 가상발전소 계획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승인을 얻어,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전력회사가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나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할 수 있다.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와 가상발전소(VPP)는 다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제한된 네트워크 경계를 가지고 있으며 더 큰 전력망과 연결되지 않고 독립적인 전력망을 만들 수 있다. 이와 달리 가상발전소는 마이크로그리도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에 걸쳐 확장될 수 있으며 실시간 시장 상황에 따라 더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최초의 대형 가상 발전소 중 하나는 테슬라가 공급한 장비를 사용하여 2018년에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됐다. 최대 5만 가구가 참여했다.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상 발전소의 성공은 당시 해당 거주지역의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기 요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이들의 전기 요금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노후 화석연료 발전소 퇴역시키고 추가 수요 위해 VPP 선택
한편, 미 에너지부(DOE)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피크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노후 석탄 및 가스 발전소는 퇴출될 예정이다.
2030년까지 미국은 약 200기가와트(GW)의 피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새로운 자원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상 발전소는 이러한 수요 증가를 관리하는 동시에 미국인들에게 더 깨끗하고 저렴한 전기를 제공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대안이다.
보도 자료에서 미 에너지부는 "이번 발표는 태양광 발전에 대한 연방 정부의 단일 최대 약속이며 가상 발전소에 대한 미 에너지부의 첫 번째 대출 보증이다. 이 프로젝트는 모든 지역사회가 낮은 공공요금, 에너지 회복력의 증진, 더 건강한 지역사회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 배치에 수반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전국에 태양광 배치를 지원하기 위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노력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 에너지부는 "프로젝트 헤스티아는 저소득층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하며 3400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상 발전소는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가 2020년 도매 전력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한 이후 미국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호주 외에도 일본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선노바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각 에너지 시스템에 선노바의 목적에 맞게 구축된 기술이 장착되어 있어야 하며, 스마트폰이나 기타 개인용 전자 기기로 액세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에너지부는 분산된 가상 발전소의 에너지를 모아서 스마트 소프트웨어와 결합하면 강력한 집단 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가상 발전소는 저렴한 전력을 제공하고 전력망 신뢰성과 탈탄소화를 지원한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낙후 지역에 집중적으로 설치
미 에너지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신용 점수 680 FICO 이하인 고객에 대한 대출의 최소 20%를 포함해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전역의 낙후한 지역 사회 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에너지부의 대출 보증은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에게 상당한 혜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헤스티아 대출의 최대 20%가 이 섬의 주택 소유주들에게 돌아간다.
푸에르토리코는 대부분의 도시가 위치한 북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항상 남부에 있는 석탄 또는 메탄 화력 발전소에 의존해 왔다.
섬 내부의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산을 가로지르는 긴 송전선은 특히 수십 년 동안 유지보수가 부족했고 강풍에 취약하다. 때문에 푸에르토리코는 가상 발전소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선노바는 가상 발전소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앱과 포털을 제공하여 고객이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고 부하 제어기 및 스마트폰 앱의 사용을 가르치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이 앱을 통해 고객은 위치별 배출량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에너지 사용량의 변화가 배출량 방지에 기여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노바는 미 에너지부에 매월 서비스 보고서를 제공하고, 프로젝트 헤스티아와 관련된 배출량 감소를 측정,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