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 75%, ESG 보증 준비 미흡... 비재무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 토로
전 세계 기업 중 4분의 3은 ESG 보증(Assurance)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컨설팅업체 KPMG가 2일(현지시각)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기업 중 25%만이 ESG 정책, 기술, 시스템을 보유해 독립적인 외부기관에 의한 ESG 보증이 가능하다.
이번 조사는 산업별, 지역별, 매출 규모에 따라 750개 기업의 임원 및 이사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응한 기업들은 감사 대비를 위한 준비 수준에 따라 리더그룹(상위 25%), 고급그룹(다음 50%), 초급그룹(하위 25%) 순으로 분류됐다. 조사기간은 2023년 4~6월이다.
ESG 공시 의무화 임박… 기업 중 25%만 ESG 보증 평가에 대비
ISSB, "ESG 공시 완벽하게 수행하는 기업 없다"… 준비하는 것이 중요
지속가능성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기업 ESG 공시 또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유럽연합, 미국 등 3대 공시 규제안도 도입 시기가 임박한 상황이다.
IFRS 산하 ISSB는 6월, S1(지속가능성 공시 일반 요구사항)과 S2(기후변화 공시 요구사항)을 발표, 2025년 첫 공시를 앞두고 있다.
유럽연합은 7월, ESRS(유럽지속가능성 공시기준)를 채택,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DR)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기업은 2024년 연례보고서부터, 소규모 기업은 2년 후부터 적용해야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경우에는 2월, 상장사들의 탄소배출량 등 기후리스크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규제안을 공개해 2023년 대기업 적용, 2025년 중소상장기업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효력을 얻으려면 보고서에 기술된 정보가 신뢰할 수 있다는 보증이 필요하다. 외부기관의 검증, 진단, 인증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KPMG 최신 보고서 ‘KPMG ESG 보증 성숙도 지수 2023’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75%는 ESG 보증 확보를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50억(약 6조원)~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나 50억달러(약 6조원) 미만 기업 보다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의 대기업이 ESG 보증 수준이 높았다. 점수로 치환하면 100점 만점 기준으로 대기업 56.3점, 중견기업 45.3점, 소기업 41.7점으로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프랑스의 수준이 가장 높았다. 프랑스 50.4, 일본 50, 미국 49.4 등이 상위 그룹을 차지했고, 최하위인 브라질 43.1, 중국 43 등과 큰 점수 차이는 벌어지지 않았다.
환경 데이터의 추출 및 집계 프로세스를 문서화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 테스트했다는 응답은 리더그룹 점수가 52%, 고급 및 초보 그룹 점수는 19%로 차이가 컸다. 거버넌스 데이터는 리더그룹이 52%, 나머지 두 그룹이 19%를 기록했고, 소셜 데이터는 리더그룹이 45%, 나머지 두 그룹이 16%로 역시 편차가 컸다.
리더그룹 중 87%는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해 ESG 데이터 시스템을 재무보고 시스템과 통합, 비재무 데이터와 재무 데이터를 일관된 기준으로 집계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64%는 규제가 ESG 공시를 준비하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속가능한 데이터의 확보 및 보증을 통해 더 많은 경영적 이점을 기대하고 있었다.
보증 준비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회계, 거래 데이터 및 비금융 데이터를 추적하여 데이터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감사 추적 프로세스 수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4%는 비금융 ESG 데이터 추적을 위한 프로세스가 미흡하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ESG 데이터는 재무 데이터보다 더 광범위하고 상이한 시스템의 자료를 필요로 한다. 많은 기업들이 환경, 소셜 등 ESG 부문의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스코프 1 및 스코프 2 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은 절반이 조금 넘었으며, 스코프 3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은 36%에 불과했다.
직원의 다양성과 포용성 여부가 고용 유지 및 급여 형평성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측정 지표 데이터를 집계하는 기업은 절반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ESG 보증 현행에 관련해서도 진행됐다. 기업 중 52%만이 현재 ESG 정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외부 보증을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중 14%만이 향후 도입될 ESG 공시에 대한 합리적 보증(Reasonable Assurance)을 받을 준비가 돼있었으며, 16%만이 제한적 보증(Limited Assurance)을 받는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KPMG ESG 감사 글로벌 책임자 마이크 섀넌(Mike Shannon)은 “지속가능성 보고를 해온 대부분의 기업들이 새로운 규제 사항 충족을 위한 독립적인 통제 및 보증을 받지 않았다”, “이제 정확한 보고를 위한 규제 및 감사 요건이 적용되므로 데이터와 관련해서 작성해야 할 정성적인 기술은 물론 통제 및 프로세스에 대한 기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ISSB 이사회 일원인 리처드 베이커(Richard Barker)는 “지속가능성 보고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기업은 없다”며 기업들의 준비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