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차기 기후 책임자 선정…COP28서 강력한 기후 제안 시사

2023-10-06     송준호 editor

EU의 기후와 그린딜을 책임져 온 프란스 팀머만스(Frans Timmermans) EU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네덜란드 총선에 출마하면서 발생한 공석을 두 인물이 채웠다.

유럽의회는 5일 봅커 훅스트라(Wopke Hoekstra)와 마로시 셰프초비치(Maroš Šefčovič)를 각각 EU집행위원회에서 기후책임과 EU의 주요 환경 이니셔티브인 그린딜의 책임자로 임명했다. 

특히, 봅커 훅스트라 기후책임은 다가오는 제28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유럽 연합의 대표단을 이끌게 되어 주목받고 있다. 

봅커 훅스트라 기후책임은 외교적 능력을 바탕으로 COP28에서 높은 수준의 기후 목표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가겠다고 약속했다./봅커 훅스트라 책임 'X(전 트위터)' 페이지

유럽의 기후정책 완화될까...

204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판단의 척도 될 것

훅스트라 책임은 네덜란드의 외무부 장관이자 보수 성향의 정치인으로 유럽의회에서는 중도우파인 유럽 인민당(EPP) 소속이다. 그가 유럽집행위의 기후책임자로 지명되자 의회 내에서는 녹색당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의회의 우려는 그가 EU 자연복원법에 반대하는 유럽 인민당 소속이고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석유 메이저 셸의 상업 부문에서 일했던 이력으로 미루어 보아 유럽의 기후 정책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유렉티브에 따르면, 녹색당의 테리 라인트케(Terry Reintke) 의원은 훅스트라 책임의 이력을 지적하며, “녹색당은 그가 기후 책임을 맡은 사실을 매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인트케 의원은 “유럽의회에서 자연복원법의 시행을 논의하려면 집행위가 이 법안을 확고하게 지지해야 한다”고 짚었다. 

라인트케 의원의 지적에 훅스트라 책임은 4일 (현지시각) 청문회에서 “셸에서 퇴사한 후 10년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일하면서 석유회사를 대변하지 않았으며, 기후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기업들을 지적해왔다”고 반박했다. 유럽 인민당 소속의 피터 리제(Peter Liese) 의원은 “(훅스트라 책임이 셸에서 일했던) 20년 전은 아주 오래전이다. 그것이 직무 평가에 대한 결격사유로 지적돼서는 안 된다”며 훅스트라 책임을 옹호했다. 

새로운 기후책임이 유럽의 기후 정책 리더로서 의회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강력한 기후 목표에 대한 표명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를 주재한 파스칼 칸핀(Pascal Canfin) 유럽의회 환경위원회 의장은 유랙티브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유럽과학자문위원회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95%를 줄이도록 요구했다. 이 스펙트럼의 반대편에 있는 석유회사들은 80% 감축이 EU가 목표로 삼아야 할 최대치”라고 말했다.

칸핀 의장은 “위원회는 내년 1, 2월경 2040년 목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훅스트라 책임이 발표할 목표가 80%에서 95% 사이 중 어디에 위치하냐에 따라 그의 기후 야망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훅스트라 책임, 강력한 기후정책 시사...넷제로 데스크 설치도 고려

봅커 훅스트라 책임은 청문회에서 의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강력한 기후 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청문회에서 유럽과학자문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9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한 “2024년에 있을 유럽의회 선거 전에 계류 중인 기후법안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새 기후책임은 “녹색채권을 늘리고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을 의무화할 것이며, EU에너지 과세 지침을 발전시키고 항공연료 부과세에 대한 전 세계적 지지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EU의 장기예산인 다년도재정운용계획(MFF)은 “화석 연료 보조금이 없는 예산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COP28의 EU 대표단을 이끌게 된 훅스트라 책임은 “COP28에서 2025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 정점에 도달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은 3배, 에너지 효율은 2배로 높이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제 의원은 “기후 문제는 유럽 혼자 해결할 수 없다. 훅스트라 책임은 지금 가장 필요한 외교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훅스트라 책임은 논란이 컸던 자연복원법에 대해서도 “탄소 흡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연복원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혀 의회를 놀라게 했다. 그는 유럽 산업계가 새로운 EU 환경법안들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해결하기 위해 집행위는 산업계를 지원하는 ‘넷제로 데스크’를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