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세 번째 1조펀드 조성중, 보유기업 140곳... 기후테크 투자 40% 하락에도 인기?

2023-10-18     박란희 chief editor

빌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가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세번째 투자 라운드를 시작했으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조달할 목표를 갖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서 밝혔다. 

빌게이츠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브레이크스루가 3번째 펀드를 조성하는 과정에 있으며, 투자한 회사 수는 40% 증가해, 에너지부터 농업에 이르기까지 약 140개 기업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펀드는 약 10억달러, 2차펀드는 2021년 12억5000만달러로 마감됐다. 이뿐 아니라 1억달러의 유럽기업 중심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빌게이츠가 이끄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가 3번째 펀드 자금조달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Veritasium' 캡처

이번 자금조달 라운드는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창업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자금 지원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빌게이츠는 “우리는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의 15%를 실패했는데, 실패한 회사들은 우리가 직접 설립한 회사들이며, 우리는 이론을 테스트하기 위해 많은 회사들을 만들어온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빌게이츠가 투자한 대표적인 회사는 미국의 그린수소 전해질 생산업체인 일렉트릭하이드로젠(ElectricHydrogen), 축산 분야 메탄저감을 위한 사업을 하는 아르키아 바이오(Arkea Bio), 그린시멘트 제조업체인 솔리디아(Solidia), 화물 운송용 배터리 기술에 집중하는 플리트제로(Fleetzero) 등이 있다. 

 

빌게이츠, "CCS 투자는 진행하지 않아" 

FT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기후변화를 위한 기술의 강력한 옹호자였지만, 그는 화석연료 배출의 연장선상에 이뤄지는 해결책이라는 점 때문에 탄소포집 및 저장(CCS)에 오랫동안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CCS의 기술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화석연료 산업을 계속 운영하기 위한 방안으로 석탄, 석유, 가스산업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빌게이츠는 “CCS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량으로 사용이 가능할만큼 경제성이 클 것 같지 않다”면서 “그것은 일종의 폭력적인 해결책이며, (배출 발생과 제거 모두에서) 항상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결국 여러분들은 최소한의 탄소 포집 비용을 들이는 대신 그 어떤 배출활동이라도 하고 이에 대해 세금을 기꺼이 내는 지점에 도달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또 탄소 포집에 또 돈을 쓴다. 그렇게 되어야만 온실가스 배출이 제로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탄소포집비용을 지불하고 배출하는 대신 대체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측면에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할 것이다.” 

빌게이츠는 “CCS를 규모있게 하지 않고 있으며 CCS를 하는 회사들에 자금을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지만,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는 DAC(공기중 직접 포집)에는 투자하고 있다. 

 

기후테크 투자는 지난 1년 동안 40% 이상 하락해 

한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인센티브 등으로 인해 신생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자금이 제공되면서, 기후테크 투자는 지난 12개월 동안 40% 이상 하락했다고 블룸버그가 17일(현지시각) 밝혔다. 

PwC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2023년 9월말 기준으로 지난 1년간 650억달러(약 87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PwC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2023년 9월말 기준으로 지난 1년간 650억달러(약 87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픽사베이

투자가 줄어든 이유로는 지정학적 혼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밸류에이션 저하 등 기술투자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설명된다. 

에너지 관리, 지속가능성, 산업자동화 등에 중점 투자하는 10억유로(약 1조4800억원) 규모의 SE Ventures의 글로벌 책임자 애밋 쇼터베디(Amit Chaturvedy)는 “시장 침체기에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구매자의 성향(buyer persona)’을 이해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시멘트 및 철강 제조업 등 고배출 부문을 위한 기후테크 자금은 전체의 14%에 불과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작다. 대신, 모빌리티와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보고서는 “CCUS(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은 지난 2년 동안 투자가 절대적으로 증가한 유일한 기술 범주”라고 밝혔다. 화석연료 산업이 이 기술에 돈을 쏟아부었을 뿐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도 늘었기 때문이다. 

한편, 전체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기후테크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1%를 넘었을만큼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