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소법원, 나스닥이 제안한 이사회 다양성 규칙 변경 지지
미국 법원이 나스닥(Nasdaq)의 이사회 다양성 규정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20년 나스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사회 다양성 공시와 관련된 새로운 상장 규정을 채택하자는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1년 뒤인 2021년 8월, SEC는 이 규정을 승인했다.
이를 두고 미국 국립공공정책연구센터(National Center for Public Policy Research)와 비영리단체 '공정한 이사회 모집을 위한 연합(Alliance for Fair Board Recruitment, AFFBR)은 SEC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단체들은 이 규정이 미국 헌법의 차별금지법과 표현의 자유 제한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AFFBR의 에드워드 블룸(Edward Blum) 연합회장은 소송을 제기할 당시 성명을 통해 "나스닥이 요구하는 인종, 성별, 성적 정체성 위원회 할당량은 불공평하고 불법이다. 이 규칙은 우리나라 민권법과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지체 없이 이를 폐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SEC와 나스닥은 증권거래소가 정부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 민간기업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그들은 이 규정이 증권투자쿼터(quota)가 아니라 이사회 다양성에 대한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공시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몇몇 공화당 주 법무장관은 이 규칙에 반대했고, 기관 투자자와 나스닥 상장 기업 연합 등도 반대 의견을 지지했다.
미국 항소법원의 판결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제5 연방순회항소법원은 국립공공정책연구센터와 AFFBR이 SEC의 나스닥 이사회 다양성 규정 승인을 두고 낸 소송을 기각했다고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복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SEC가 이 규칙을 승인하는 권한 내에서 행동했으며 이사회의 다양성 정보가 투자 결정에 중요하다고 말하는 투자자의 의견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명의 판사로 이루어진 패널은 "투자자들이 이사회 다양성이 기업에 좋다고 생각하든 나쁘다고 생각하든 상관없이 이사회 다양성에 대한 정보 공개가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SEC의 결정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라고 전했다.
나스닥 대변인은 "이사회의 다양성 공개를 강화하는 규정에 대한 SEC의 입장을 법원이 지지한 것을 거래소가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SEC가 승인한 나스닥 다양성 규정
이 규정이 적용되면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올해 말까지 이사회에 여성과 소수 인종, 성 소수자 등 다양성을 충족하는 2명의 이사를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이유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업은 2026년까지 가이드라인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신규 상장이 불가능하며 기존 상장사는 거래소에서 퇴출된다.
나스닥은 다양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전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성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상장 기업의 4분의 3이 다양성 조건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규정을 내놓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블룸 연합회장은 워싱턴포스트에 “이번 판결이 실망스럽다”라고 말하며 “곧 상급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