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탈탄소화 진행 중… 2050년에는 공급망 재편될 것
우드 맥킨지가 2050년까지 철강산업 공급망이 탄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주요 동인으로는 신기술 도입, 저탄소 철강에 대한 수요 증가, 각국의 탄소 정책 강화 등을 꼽았다.
철강산업, 친환경 전환 추진 중...
메르세데스-벤츠, 포스코도 탈탄소화에 박차
탄소중립 시대가 임박하면서 철강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철강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탄소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의 탈탄소를 위해서는 설비, 기술, 원료 등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제철공정의 모든 과정을 저탄소로 전환해야 한다. 공급망 전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부문 컨설팅기업 우드 맥킨지가 19일(현지시각) 2050년까지 철강산업이 획기적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아크로(EAF, Electric Arc Furnace)의 성장이 변화의 상당 부분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생산업체들이 오염도가 높은 기존 용광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전기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용광로는 철광석, 코크스, 석회석 등을 넣어 열을 가해 쇳물을 만든다. 코크스가 철광석과 반응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반면 전기로는 스크랩(scrap, 차량 부품, 건축 자재 등 제품 제조에서 남은 재활용 가능한 금속)을 전기로 녹이는 방식으로 쇳물을 만든다. 용광로 쇳물에 비해 품질은 떨어지지만, 탄소배출량은 약 75% 줄어든다.
실제로 지난 9월 메르세데스-벤츠는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철강회사 스틸 다이나믹스(SDI)와 계약을 체결, 기존 용광로 생산 방식보다 약 8배의 배출량 감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 국내 포스코 또한 6000억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연간 생산량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1월 착공, 2026년부터는 가동에 들어간다.
보고서는 현재 전기로 철강 비중은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약 28% 정도이며, 2050년에는 약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위해서는 1300억달러(약 175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직접환원철(DRI, Direct-reduced iron)의 사용 증가 또한 탈탄소화의 핵심 요인이다. 직접환원철은 고체 상태의 철광석에 일산화탄소, 수소 등을 투입해 화학적 반응으로 만들어 낸 철로, 불순물이 적어 고급 철스크랩의 대용으로 사용된다.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36%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직접환원철과 스크랩의 비중이 2050년에는 54%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30년 내 직접환원철에 800억달러(약 107조원)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고급 직접환원철을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전기로로 가공하면, 철강 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녹색철강 허브 만들어질 것… 중동, 호주가 유리
가장 큰 수입처는 유럽이 될 것
우드 맥킨지는 직접환원철과 스크랩의 생산, 가공, 거래를 위한 새로운 녹색철강 허브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과 호주가 지리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직접환원철의 가장 큰 수입국은 EU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과 같은 규제 정책도 녹색철강 공급망이 만들어지는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드 맥킨지의 철강 및 원자재 부문 글로벌 책임자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이샤 초드하리(Isha Chaudhary)는 “EU의 CBAM은 철강무역산업의 상당 부분을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CBAM이 수입 완제품의 철강 원가를 20~25% 인상해 EU의 철강 수입과 역내 생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초드하리 책임자는 “이제 유럽 국가들은 완성된 철강을 수입할 것인지, 친환경 철강 생산을 위해 공급망을 재편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