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S, 평가등급 나왔다…ESG 관행 개선됐으나 기업간 격차 늘어

2023-10-30     송준호 editor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27일 국내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한 2023년도 ESG등급을 발표했다. 올해는 상장기업 987곳을 대상으로 ESG를 평가했고 비상장 금융회사 62곳에 대해서는 지배구조만 평가했다. 

KCGS는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ESG 관행 개선과 관련 정보 공개를 선제적으로 실천해 온 기업의 경우 전년 대비 평가결과가 상향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의 경우 예년과 큰 차이가 없어 상·하위권 기업의 격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CGS는 2021년부터 3년 간의 평가 결과를 함께 공개했다. 기업별 등급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SG 평가 결과는 각 기업의 ESG 항목별 및 종합 등급으로 제시된다. 평가등급은 가장 높은 S등급부터 A+ A, B+, B, C, D 7등급으로 분류한다. 등급은 ESG 리스크가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매우 적음부터 우려됨을 기준으로 부여된다. 

 

ESG 등급 평균 상향 됐으나 양극화는 심화

한국ESG기준원은 지배구조의 경우 기업 관련 공시자료를, 환경·사회의 경우 공시자료와 기업에서 제출한 증빙자료를 토대로 1차 평가 실시 후 기업 피드백 및 이사회 인터뷰 절차를 거쳐 평가를 진행한다. 

KCGS는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실천해 온 기업들의 지속적인 ESG 관행 개선과 ESG 정보공개에 참여하는 기업의 확대로 종합평가에서 상위권 기업 비율은 증가하고 ‘매우 취약’(D등급)에 해당하는 기업의 비율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ESG 통합등급 부여 현황/한국ESG기준원

S등급(탁월)인 기업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었다. A+(매우 우수)인 기업은 HD현대건설기계, KB금융, 네이버, 포스코 홀딩스, S- Oil, SK, SK이노베이션 등을 포함해 19개 사다.  BGF, CJ, GS건설, LG, 삼성전자 등 185개 기업이 A등급(우수)을 받았다. 

‘B+(양호)’ 이상은 42%로 전년(32%) 대비 10%p 상승했고, ‘B(보통)’ 이하의 비율은 58%로 전년(68%)보다 10%p 하락하여 전반적으로 등급이 상향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중간 등급인 B(보통)는 줄고 아래 등급인 C(취약) 이하는 확대되어 평가 등급의 양극화 현상이 확인된다.

B등급은 2021년 27.6%, 22년 9.7%, 23년 6.2%로 줄어들고 C등급 이하는 21년 30.5%, 22년 58.6%, 23년 51.8%로 변동은 있지만 확대된 상황이다. B등급에는 GS, 고려아연, 기아, 유진증권, 하이트진로 등 75개사, C등급에는 LS전선아시아, SPC삼립, 경동도시가스, 계양전기, 샘표 등 287개 기업이 있다. D등급은 BYC, 삼성제약, 태경케미컬, 티웨이홀딩스 등 255개 기업이 받았다. 

평가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과 관행을 평가하는 ‘기본 평가’와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높은 ESG 이슈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심화 평가’로 구성된다.

KCGS는 전문가로 구성된 ESG기준위원회를 통해 심화 평가를 진행하는데, 결과에 따라 기본 평가를 통해 나온 등급이 조정될 수 있다. 올해는 지난 19일 개최된 ESG기준위원회에서 12개 기업의 ESG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7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ESG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다.

등급에 영향을 준 ESG리스크는 E(환경)가 2개 S(사회)가 6개, G(지배구조)가 4개로 구성됐다. 환경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전공장의 화재사고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페놀 함유된 폐수의 불법 배출 사건이 문제로 제기됐다.

사회는 GS리테일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LG유플러스, SK텔레콤, 케이티의 표시광고법 위반행위, GS건설과 DL이앤씨는 안전사고 문제로 등급이 한단계 하락했다. 

지배구조는 한국항공우주, SGC에너지, SGC이테크건설, 경남은행이 업무상 배임과 사익편취, 횡령 건이 주요 문제로 등급 조정을 받았다. 

 

ESG 실무자, 지배구조 개선 어려워…평가사 설명 더 필요해

평가에 대응하는 기업들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평가 대상기업의 51%로 1049개 기업 중 535개 기업이 피드백에 참여했다. KCGS는 ESG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증대되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봤다.

기업 ESG 실무자들이 평가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동시에 어려움도 토로하고 있다. 특히, ESG 중 지배구조 부문에 대한 무력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 ESG 실무자는 지배구조 부문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은 바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리더십이 조직을 올바로 이끌어야 점수가 나온다. 실무자가 개선할 방법은 없는데 책임을 져야 해서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100개사의 ESG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국내 ESG 평가사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국내 ESG 평가사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평가결과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평가 대응이 늘고 있지만, 실무자들은 평가사의 개별 요청에 대응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ESG 평가 지표 및 기준을 이해하고 해석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해외 평가사에서 받는 결과는 상승하는 반면 국내 평가사의 결과는 하락하는 경우가 있었다”며,“해외 평가사는 평가기준과 가중치를 공개하고 평가결과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평가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기업 입장에서는 평가에 대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