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카브, 자발적 탄소시장에 변화...주식처럼 거래하는 '카본쉐어' 도입

2023-11-01     홍명표 editor

해외 미디어 카본헤럴드는 카본 쉐어(Carbon Shares)라는 지분 형태로 탄소 제거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 신뢰성을 보장하는 독일 스타트업 리카브(Recarb)를 30일(현지시각) 소개했다.

기존의 탄소 배출권 상쇄 시장에서는 숲을 가꾸어 자연기반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웠다. 실사가 부족하여 실제로 격리된 탄소량과 배출권이 일치하는지 알기 어려웠고 가짜 배출권이 범람했기 때문이다 . 배출권의 가격 구조가 모호해서 중개인이 이득을 챙기는 일도 잦았다.

리카브는 기존 자연기반 탄소 제거가 ▲검증이나 수익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하며 ▲포집된 탄소를 모니터링하지 않고 ▲양질의 탄소 제거 프로젝트는 자금이 부족해서 실현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카본 쉐어' 개념 도입

그러나, 리카브가 고안한 ‘카본 쉐어’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카본 쉐어의 장점은 검증 가능한 탄소 제거이며 탄소 주식은 대차 대조표에서 무형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고,  탄소 크레딧 배당 형태로 프로젝트가 성장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주식처럼 주가 상승 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자금 사정에 따라 지분을 증감시킬 수 있어서 편리하다.

카본 쉐어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①프로젝트의 지분을 취득하면 ②리카브의 인증업체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외에도 원격 센싱 기술을 활용해서 탄소제거 프로젝트에서 격리된 탄소량을 모니터링하며 ③탄소 제거 프로젝트가 성장하거나 탄소 가격이 상승하면 배당금을 지급한다.

리카브의 공동 창업자인 다니엘 베터킨드(Daniel Vetterkind)는 “리카브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자연 기반 사업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금융 시장에서 가져온 카본 쉐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베터킨드는 “탄소 제거 프로젝트에는 자금이 필요하며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제거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우리는 투자자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구조화된 투자 방식을 갖고 있지 않으며 자발적 탄소시장에서는 신뢰가 큰 문제다. 사람들은 시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재조림 프로젝트의 가장 큰 문제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프로젝트가 가져올 환경적 이점을 신뢰성 있게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려면 착수하기 전에 수백만 달러를 확보해야 하므로 진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리카브는 자연 기반 탄소 제거 프로젝트에 대한 복원 품질을 평가하는 과학적인 실사 프로세스를 제공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자연 복원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초점 맞춰 차별화

이 스타트업의 목표는 생물 다양성 향상과 생태계 서비스의 탄력성에 초점을 맞춘 표준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사용하여 더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기존 신용평가사와 리카브의 접근 방식이 다른 점은 탄소 배출권 발행 가능성보다는 자연 복원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한다는 점이다.

평가가 완료되면 투자자나 은행은 탄소 지분 형태로 탄소 제거 프로젝트의 IPO(기업공개)를 준비할 수 있다. 다른 금융상품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IPO를 통해 프로젝트는 탄소가 격리되기 전에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탄소 지분의 가치와 성장은 프로젝트에 의해 격리되는 탄소와 관련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탄소를 격리할수록 프로젝트의 탄소 지분에 더 많은 가치가 반영된다. 투자자는 나중에 숲이 성장할 때 탄소 지분을 판매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배당금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한편, IPO 가격은 프로젝트 개발 비용과 실사 및 MRV(측정·보고·검증) 비용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IPO에서 발행되는 탄소 지분의 수는 예상되는 산림의 최대 격리 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격리 용량은 제한되어 있으며 토지, 나무 종류, 토양 유형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리카브의 사업이 진행되는 첫 단계는 탄소 주식을 발행하는 실사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증권 거래소에 탄소 지분을 상장한다.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면 프로젝트는 공개 기업의 보고 프로세스와 유사하게 분기별로 데이터를 계속 보고하여 신뢰성과 투명성을 보장한다.

리카브는 모니터링 및 측정 프로세스도 계속 진행할 예정인데, 탄소 배출권은 업계 주요 인증 기관인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가 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