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대 은행 포함 아세안 3분의 2, 산림벌채 및 생물다양성 리스크 인식 ‘부족’...WWF 보고서

신한은행만 SBTi 가입해 적극적 탈탄소 활동

2021-01-08     김효진 editor
세계자연기금은 지난 12월 '은행부문 지속가능금융평가(SUSBA)' 보고서 발표를 통해, 한국, 일본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의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삼림벌채와 생물 다양성 리스크를 금융 활동에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WWF 

한국, 일본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의 은행 중 약 3분의 2 이상이 삼림벌채와 생물 다양성 리스크를 경영 및 금융활동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WWF(세계자연기금)이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같은 지적은 WWF가 지난 12월 한국, 일본을 포함한 아세안 48개국 은행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금융 성과를 분석한 SUSBA(Sustainable Banking Assessment, 은행 부문 지속가능금융 평가) 보고서에 언급됐다. WWF는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인 약 44조달러(4경8048조원)가 환경 관련 서비스에 기반해 창출되고 있지만, 아세안에 위치한 은행 대다수가 삼림벌채와 생물 다양성 리스크를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WWF는 은행의 경영 및 금융활동에 있어 ESG 반영 정도를 분석, 평가한 내용을 SUSBA 보고서를 통해 매년 공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과 일본의 은행을 포함시켜 평가했으며, 한국의 경우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총 5개 상업 은행이 분석 대상으로 선택되었다.

SUSBA는 각 은행의 목적(Purpose), 정책(Policy), 절차(Process), 임직원(People), 금융상품(Product), 포트폴리오(Portfolio) 등 6개 부분에서 ESG가 얼마나 고려되었는지가 종합적으로 평가되어 공개된다.

평가 대상 48개 은행 중 싱가포르의 DBS(개발은행), OCBC(화교은행), UOB(대화은행)만이 환경오염에 대한 높은 리스크를 가진 기업 고객에게 산림벌채 방지 서약을 요구했다. 한편, 일본의 은행 5곳과 한국의 은행 1곳이 삼림벌채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삼림벌채 근절과 관련된 서약을 한 은행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평가결과에 대해, 키이스 리(Keith Lee) WWF 아시아 지속가능금융 총괄은 "은행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완화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환경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이러한 리스크를 반영하는 시정조치가 자연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더 나아가, WWF는 은행들의 석탄 분야에 대한 금융 활동도 평가했다. 평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은행이 석탄과 관련된 금융지원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WF는 한국의 경우 KB국민은행이 최초로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신한은행과 일본의 미쓰비시UFJ은행을 포함한 5개 은행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금융지원 금지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이들 방침에는 탄소 포집 등의 예외 규정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세안 은행 중 91%가량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WWF는 아세안의 35% 가량의 은행들이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확대하기위해 정량화된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중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과학기반목표 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에 가입해 금융활동에 있어 보다 적극적인 탈탄소 목표를 수행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있어 WWF는 "은행들이 자사의 포트폴리오에 탈탄소를 위한 SBTi 수립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접근이 "기후변화에 대한 산업 전반의 목표 달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SUSBA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WWF 홈페이지(https://www.wwfkorea.or.kr/?237550/WWF—48-----SUSBA--)에서 확인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