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앞두고 화석연료업계에 대한 압박 거세져... 신용 등급 강등 경고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8)가 3주 남은 가운데, 미국의 기후 특사 존 케리(John Kerry)는 “화석연료 업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 했다.
이번 COP28에서는 석유·가스 산업의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벌어질 예정이다. 특히, 수십 개의 국가는 세계 최초로 석유 및 가스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주요국의 기후 담당관들이 높은 수준의 발언을 이어가며 화석연료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탄소중립목표 달성하려면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 필수적…
산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주요 글로벌 석유가스 회사들은 탄소중립계획의 일환으로 탄소제거,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수소 등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선언하며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최근 BP, 쉘 등의 화석연료 기업들이 기록적인 수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에 대한 약속을 철회하자 이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는 "우리가 기후 위기에 처한 이유는 단 하나이며, 이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 때문"이라며 "천문학적 수익을 거두었던 화석연료업계가 이제는 공적 책임을 수행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케리는 “CCUS나 탄소제거와 같은 초기 기술에 대한 화석연료업계의 투자는 환영할 일이지만, 해당 기술의 대량 생산 가능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것이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판단 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요 인사들은 이번 COP28에 화석연료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미래 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웨덴의 기후 특사 다니엘 베슬렌(Daniel Westlén)은 “유엔의 기후협약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지지만, 이번에는 화석연료 업계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며, 화석연료업계는 이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외에도 COP28 의장이자 아랍에미리트(UAE) 국영회사 ADNOC의 대표 술탄 알 자베르 (Sultan Al Jaber)는 화석연료업계의 적극적인 행사 참여 및 탄소배출감축 서약을 독려했고, 독일의 기후 특사 제니퍼 모건(Jennifer Morgan)은 화석연료 기업의 재생에너지 투자 증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 피치(Fitch), “화석연료업계의 저탄소행동 지연되면,
대대적인 신용등급 강등 있을 수 있어”
화석연료업계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거세지자, 신용평가사 또한 해당 업계의 높은 리스크를 지적하며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Fitch)에 따르면,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의 약 20%가 온실가스배출 규제로 인해 높은 신용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중 절반은 화석연료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높은 기후변화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기업 절반 이상은 현재신용평가 중 가장 높은 신용단계인 투자 등급(Investment Grade)을 유지하고 있는데,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대량의 신용등급 강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럽 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의 보고서는 파리기후협약 이후, 기후변화 리스크 노출도가 큰 기업이 기후변화대응에 신속히 대응하는 기업에 비해 신용평가등급이 더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피치는 화석연료업계의 수익성도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에 화석연료의 수요가 정점을 달성한 후 하락세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피치는 정점에 도달하는 기한이 이보다 빠른 2025년에 올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후 25년간 석유의 수요가 60% 이상 급감해 화석연료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피치의 기업 ESG평가본부 본부장 소피 코탁스(Sophie Coutaux)는 “향후 화석연료의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석연료 생산 기업들이 이러한 추세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