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수요 증가… 브룩필드, 미국 원자력기업 웨스팅하우스 10조원에 인수

2023-11-10     이재영 editor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Brookfield Renewable Partners)와 캐나다 우라늄 업체 카메코(Cameco)가 미국 종합 원자력 발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전력회사(Westinghouse Electric Company) 인수를 완료했다.

웨스팅하우스는 7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와 같은 사실을 발표, “브룩필드와 카메코와 함께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탄소 없는 미래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는 브룩필드 자산운용사(Brookfield Asset Management)의 자회사로, 재생에너지 전문 투자운용사다. 전 세계에 걸쳐 풍력, 태양광, 수력 등의 전력 자산을 소유, 운용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올해 5월 기준 655억6300만달러(86조 248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55% 증가했다.

카메코는 글로벌 우라늄 생산량의 11.6%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우라늄 업체 중 하나다.

미국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약 10조원에 인수됐다. / 웨스팅하우스 홈페이지

‘무탄소 전원’ 글로벌 원자력 수요 증가…

국내에서도 CF100 전환 움직임 확산

지난 9월 유럽연합(EU)은 기존 ‘재생에너지 지침’(RED)을 개정, 2030년까지 역내에서 사용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22%의 2배 수준인 42.5%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목표치인 32%에서 대폭 상향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원자력이다.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가 온실가스감축 및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원자력 수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 이번 개정안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원자력의 역할을 인정해 준 것이다.

프랑스, 핀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 내 친원전 국가들은 지난 3월 원자력 공급망에 대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소형 원자로와 같은 신기술 개발 등 공동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5월 산업통산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중립 달성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판단, '탄소 에너지 프리(CFE, Carbon Free Energy)' 포럼을 출범시켰다. 포럼에는 삼성전자, 포스코, SK하이닉스, GS에너지 등 주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웨스팅하우스 인수 금액 약 10조원…

국제에너지기구, 원자력 발전 용량 2배 이상 늘려야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와 우라늄 업체 카메코가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기업 중 하나인 웨스팅하우스 전력회사를 인수했다. 최종 인수 금액은 총 82억달러(10조7879억원)로, 브룩필드는 지분의 51%, 카메코는 49%를 소유하게 된다.

카메코는 이번 인수를 결정한 배경으로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원자력은 현재 유일하게 생산량 조절이 가능한 탄소 없는 전력 공급원으로, 전 세계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전원이다.             

둘째, 현재 미주, 중동, 유럽, 아시아 전역에 걸쳐 20여 개국이 새로운 원자력 프로젝트나 발전소 확장을 추진,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에 대한 수요가 부활하고 있다.

셋째, 국제사회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러시아가 동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십 개의 핵시설 관련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다른 국가들도 에너지 안보를 위해 안정적인 핵 연료 공급망 및 원자력 발전 기술 확보를 추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넷째, 향후 수십 년 동안 첨단 원자력 기술 및 원자력 에너지 저장 솔루션 시장에서 사업적 기회를 탐색할 수 있다.

카메코의 CEO 팀 기첼(Tim Gitzel)은 "웨스팅하우스 인수 계획이 2022년 처음 발표된 이후로 원자력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가 지속해서 상승했다"며, "사업 전망 또한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원자력에 힘을 실어줬다. 2022년 발간된 ‘원자력과 안정성 있는 에너지 전환(Nuclear Power and Secure Energy Transitions)'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2022년 기준 413GW인 원전 설비가 2050년까지 812GW까지 확대돼야 한다. 재생에너지에 비해 현실적이라고 평가받는 원자력이지만, 저렴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환경미디어 환경에너지리더(Environment+Energy Leader)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가 추진해 온 대규모 원자력 프로젝트 중 일부는 이미 상당히 비용이 초과됐으며, 최근 조지아주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는 비용 이슈와 당초 계획한 건설 기한을 지키지 못해 4억1300만달러(5434억원)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건설 기간이나 비용 투입이 없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 등 대체 원자력 에너지 프로젝트도 청정 원자력 제공이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면서 대형 원자력 프로젝트에 대한 실효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메코는 웨스팅하우스의 대형 원자로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 개발 기술에 주목, 장기적인 재무 성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