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조약 협상 앞두고 3162개 기업 CDP에 데이터 공개

2023-11-15     홍명표 editor
 플라스틱 폐기물/픽사베이

UN회원국들이 이번 주 역사적인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Global Plastics Treaty)을 앞두고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모여 3차 협상을 벌인다. 이번 협상은 지난 6월에 있었던 2차 협상에 이은 것. 

3차 협상을 앞두고 3162개의 기업들이 CDP를 통해 플라스틱 관련 데이터를 최초로 공개했다고 CDP, 유랙티브, 에디가 13일(현지시각) 전했다. 

CDP에 의하면, 이번에 플라스틱 데이터를 공개한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31조 달러(약 4경원)가 넘는다. 유니레버, 스미토모 화학, 존슨 앤 존슨 등의 기업들은 가장 문제가 되는 플라스틱의 생산, 사용 및 폐기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올해 기업들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가장 문제가 되는 플라스틱(플라스틱 폴리머, 내구성 플라스틱, 플라스틱 포장)의 생산, 사용 및 폐기에 대해 보고하도록 요청받았다. 

 

이번 협상에서 법적 구속력 있는 도구를 만들어 오염 규제

CDP에 의하면, 플라스틱 산업은 여전히 투명성이나 규제가 거의 없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Global Plastics Treaty)은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도구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번 협상은 여러모로 중요한 의제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데, 특히 국가별 모니터링 및 보고를 위한 도구로 기업의 공시 의무를 포함시키려는 것이 논의중이다. 

플라스틱 오염과 폐기물은 재정적, 물리적, 법적, 규제 및 기업의 평판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며,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고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이해하려면 공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또한, 3조5000억 달러(약 4562조원)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는 48개 금융기관도 정부에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에 기업 공개 의무 사항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금융기관의 공개 서한에 서명한 콜러 캐피탈(Coller Capital)의 ESG 및 지속 가능성 책임자인 아담 블랙(Adam Black)은 “기업의 플라스틱 발자국과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이해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우리는 플라스틱 관련 공시가 투자 의사결정을 강화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의무적인 기업 공시를 요구하는 48개 주요 금융기관의 요구는 기업의 플라스틱 발자국에 대한 비교가능하고 일관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석유 부국 사우디 등은 생산 통제보다는 폐기물에 초점 맞추자고 주장

한편, 유럽연합(EU)과 일본, 캐나다, 케냐를 포함한 수십 개 국가는 석유화학 제품에서 파생된 순수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 및 사용을 줄이고 PVC와 같은 문제가 있는 플라스틱을 제거하거나 제한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강력한 조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랙티브에 의하면 플라스틱 생산 및 소비를 지속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석유 및 석유화학 수출국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하는 국가들은 조약이 플라스틱의 재활용 및 재사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주 협상에 앞서 제출한 자료에서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 원인은 '비효율적인 폐기물 관리'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 이란, 쿠바, 중국, 바레인 등의 국가와 플라스틱 지속가능성을 위한 글로벌 연합(Global Coalition for Plastics Sustainability)이라는 연합을 출범시켰다. 이 연합은 생산 통제보다는 폐기물에 초점을 맞추도록 조약을 추진한다고 한다. 

또한, 처음에는 플라스틱을 통제하기 위한 국가 계획으로 구성된 조약을 원했던 미국은 최근 몇 달 동안 입장을 다소 유연하게 수정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보낸 성명서에서 “이번 조약은 여전히 국가 계획을 기반으로 해야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합의된 목표를 반영해야 하며 의미 있고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피에트로 베르타찌(Pietro Bertazzi) CDP의 정책 참여 및 대외 업무 글로벌 이사는 “3000개 이상의 기업이 CDP를 통해 플라스틱 관련 정보를 공시하는 것은 플라스틱 오염 및 폐기물에 대한 조치가 일상적인 사업이 되는 세상을 향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강력한 발걸음이다. 그러나 자발적인 행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르타찌 이사는 "이제 협상가들은 3000개가 넘는 기업과 주요 금융 기관이 보내는 강력한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의무 공개 조항이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의 핵심 원칙으로 굳어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공시에 관한 전체 결과는 2024년 봄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