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탄소크레딧 가격 높이면 개도국의 발전소 폐쇄 빨라질 것"
COP28을 앞두고 기후 평가를 담은 보고서와 논의가 필요한 정책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개발은행(The Asian Development Bank, ADB)이 "투자자와 기업이 지금보다 더 나은 기후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려면 탄소 상쇄 크레딧 평균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이하 ADB)은 극심한 빈곤을 근절하고 지속 가능한 아시아 태평양을 위해 대출, 기술 지원, 보조금 및 지분 투자를 제공함으로써 회원국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현재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재조림을 통해 탄소를 격리하는 경우 톤당 6~8달러(약 8000원~1만원)의 가격이 든다. 태양광 에너지나 풍력으로 탄소크레딧을 생산하는 경우 비용은 더 저렴하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탄소의 실질적 비용이 톤당 100달러(약 13만원) 이상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아시아개발은행의 기후특사인 워런 에반스(Warren Evans)는 “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가까운 미래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톤당 25~35달러(약 3만2000원~4만5000원)로 책정되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때 볼 수 있었던 종류의 거래가 부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정개발체제는 교토의정서 12조 2항에 규정된 것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는 온실가스 감축사업 제도를 말한다. 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달성할 수 있고 개발도상국은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를 받게 되어 자국의 개발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이 탄소배출권 거래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COP28 참가국들, 탄소배출권을 놓고 논할 예정
11월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COP28 회담 참가국들은 기업이 탄소를 배출할 때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보다 엄격한 규칙을 제정할 예정이다.
얼마 전 탄소크레딧 인증기관 베라에 대한 투명성 지적, 세계 최대 탄소 크레딧 판매 기업 사우스 폴 등이 그린워싱 의혹에 휘말리는 등 기존의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둔화되는 상황이지만 탄소 크레딧의 품질이 보증된다면 크레딧에 대한 수요를 다시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에반스 기후특사는 “글로벌 탄소 시장에 대한 신뢰와 더 높은 탄소 크레딧의 가격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ADB가 하고 있는 일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투자를 정당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 톤당 25달러 이상의 가격을 받게 되면 인도네시아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려는 ADB의 지원 계획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월 석탄 발전소에 대한 의무적 탄소 거래를 시작했으며 인도네시아 에너지부는 톤당 2~18달러(약 2600원~2만3000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에반스는 또한 탄소 크레딧의 가격이 높을수록 개발도상국은 탄소 배출권 판매로 더 많은 수입을 거두고, 발전소의 운영 종료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