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그린수소 확보 위해 아프리카 녹색 에너지 프로젝트에 40억 유로 투자
독일 정부가 2030년까지 아프리카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에 40억유로(약 5조6795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밝혔다.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에서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독일은 2045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친환경 수소가 필요하며, 이를 아프리카 등에서 수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유럽연합이 제공한 34억유로(약 4조8275억원)의 보조금에 추가 가용 자금을 더해 40억 유로를 '녹색 에너지를 위한 유럽연합-아프리카 공동 이니셔티브(AEGE, the Africa-EU Green Energy. Initiative)'에 투자할 예정이다.
독일은 독일-아프리카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큰 기회로 보고 있다.
이니셔티브에는 잠비아, 탄자니아, 앙골라, 그리고 나미비아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인프라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50GW 상당의 재생 에너지 배치를 지원하고 1억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수소 대사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에너지 전환 돕는 아프리카-EU 그린 에너지 이니셔티브
독일-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은 G20ㆍ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인 ‘아프리카 콤팩트(G20 Compact with Africa)’에 앞서 개최됐다. 아프리카 콤팩트는 글로벌 개발 의제를 조율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 아프리카 투자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7년 독일 G20 의장국 주도로 창설된 이래 올해 5회째 개최됐으며,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 세네갈,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등 12개 이상의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모였다.
독일은 아프리카 대륙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막대한 공적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숄츠 총리는 개막 연설에서 “(이번 지원은) 공여국-수혜국 간의 전통적인 개발 원조가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호 투자”라며, "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상당 규모의 초기 투자뿐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EU 그린 에너지 이니셔티브가 그 핵심"이라며 "자문, 투자,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해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중국 제치고 아프리카 지원 늘리겠다"
최근 독일 정부는 광물 자원, 지리학적 영향력 등 새로운 경제 기회를 이유로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아프리카 대륙 무역은 지난해 600억 유로(약 85조원)로 2021년 대비 21.7% 증가했다. 숄츠 총리는 세 차례에 걸쳐 아프리카를 방문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총리와 독일 대통령, 개발부 장관이 함께 아프리카 여러 국가를 방문했다.
코트디부아르에는 독일 기업 수가 5년 만에 3배로 증가했으며, 모로코에도 2015년 이후 독일 투자가 6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아프리카 정상들과의 만남을 가진 후 “세계 질서가 변하고 있다”며 “그동안 아프리카에 대해 중국 및 러시아의 투자가 대세였지만 유럽과 독일이 방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독일의 기계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 협회인 VDMA는 “중국이 아프리카에 기계를 공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기에 독일은 저렴한 대출과 수출 보증을 제공하여 보다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판도를 독일이 주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지원을 강화해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잠재력을 높여갈 예정이다.
숄츠 총리는 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아프리카 대륙에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를 설립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아프리카, 청정에너지와 천연가스 함께 개발해야 에너지 전환 속도↑
컨설팅 업체 PwC가 최근 발간한 '2023 아프리카 에너지 검토 보고서(2023 Africa Energy Review)'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에너지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청정에너지 자원도 함께 개발해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은 석유, 가스에서부터 태양열, 풍력,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제공한다. 화석 연료 공급자이자 소비자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기에 청정에너지와 전기 공급을 늘려야 할 것이다.
PwC의 아프리카 석유 및 가스 리더인 페드로 오몽투엠헨은 "아프리카의 탈탄소화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빈곤 퇴치와 에너지 안보도 개선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를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탈탄소화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국가 내 6억 명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에너지 빈곤을 종식시키기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유럽 역시 러시아 가스 공급을 대체하기 위해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에너지를 개발하고자 한다.
PwC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2022년 아프리카 에너지의 4분의 1이 청정 기술로 생산되는 반면, 에너지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열과 풍력 발전량을 4배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