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원 없는 일본기업에 무조건 '반대표' 던진다...자산운용사들 선언에 비상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홀딩은 "여성이사가 한 명도 없는 일본 기업에 이사회 선임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6310억 달러(639조원)를 운용 중인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홀딩은 반도체 회사 스크린홀딩스, 제과업체인 모리나가앤코의 대주주다. 통신업체인 텔레그래프(NTT), 일본 IT업체 1위 기업인 후지쯔, 닌텐도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다른 해외 운용사들도 이사회 다양성 강화를 위해 움직임에 나섰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 LGIM(리걸앤제너럴)은 이사회에 여성이 없는 TOPIX 100 기업을 대상으로 표결에 반대할 것을 시사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도쿄증권거래소 1, 2부에 상장된 2600개 기업에 여성 이사, 임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SSGA(State Street Global Advisors)도 여성 이사를 채용하지 못한 TOPIX 500 기업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남성 이사만 있는 기업에는 이사 선임에 무조건 반대표를 던진다는 입장이다. SSGA는 이사회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 234개 회사의 이사회 지명자에 반대표를 던졌다. 234개 중 82개 기업이 일본 기업이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미국과 유럽 기업에 대한 투표 기준에 여성 이사 비율을 포함시켰다. 아직 일본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여성 이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흐름에 따라 아태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본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는 이번 1분기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개정할 방침이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는 이사회와 임원 구성에 여성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일본 기업들은 MSCI ACWI에 속한 국가들에 비해 여성 임원수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 중 여성 이사가 부족한 기업은 22%에 달했다. 미국 기업은 0.2%, 독일 기업은 3%, 호주 기업은 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