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탄소상쇄권 거래…12년 만에 첫 감소

2023-11-29     유미지 editor
블룸버그 그린이 26만 건의 탄소상쇄권 거래를 분석한 결과,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pexels

지난해 기준 12년 만에 처음으로 탄소상쇄권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거래된 26만 건 이상의 탄소상쇄권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은행, 항공사, 글로벌 대기업의 탄소상쇄권 구매가 처음으로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고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그린(Bloomberg Green)이 전했다. 

지난 9월 영국 가디언과 비영리단체 기업책임(Corporate Accountability)이 전 세계 50대 프로젝트 중 78%에 해당하는 39개가 실제 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거의 없는 쓸모없는 프로젝트였다고 보도해 탄소상쇄배출권에 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이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말했다. 

 

탄소상쇄권 포기 후 다른 방안을 찾는 기업들

대형 브랜드들은 친환경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풍력, 수력, 태양광 프로젝트 등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통한 인증서를 구입하고 탄소상쇄 크레딧을 얻는 식으로 여전히 구매를 계속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탄소상쇄가 자체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다른 방안을 찾아 나섰다.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Nestle)는 탄소상쇄에 대한 투자에서 벗어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가치 사슬 내에서 탄소를 감축해 넷제로에 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패션 브랜드 구찌(Gucci)는 탄소상쇄배출권 구매를 중단하고 웹사이트에서 ‘탄소 중립’이라는 주장을 삭제했다.

영국 저가 항공사인 이지젯(EasyJet)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부분의 탄소 배출권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신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나 수소 기술에 투자하는 등 운항으로 인한 오염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 여전히 탄소 상쇄에 의지할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넷제로 목표를 가진 많은 기업은 신기술이나 운영 변화를 통해 제거할 수 없는 마지막 탄소 배출량을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상쇄에 의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NEF(Bloomberg NEF)는 이 수요가 2030년까지 11억 톤, 2050년까지 54억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NEF의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인 카일 해리슨(Kyle Harrison)은 “탄소 상쇄 없이는 그 어떤 회사도 수천 개의 기업이 노력하는 넷제로에 도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은 이후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재조림이나 공기 중 탄소 포집 시설을 통해 대기에서 CO2를 제거하는 프로젝트 등 더 가격이 높은 상쇄 방법으로 구매를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이 새로운 내용을 적용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