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SDGs초점 맞춘 글로벌 이니셔티브 발족...ESG 문제점 보완할까

2023-11-30     송선우 editor

안티 ESG에 대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계의 시선이 다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로 향하고 있다. 

세계최대은행 JP모건과 프랑스의 금융기관 나틱시스 CIB(Natixis)의 주도 하에 SDGs 달성에 초점을 맞춘 ‘임팩트 공개 협의체(Impact Disclosure Task Force⋅IDT)’가 근시일 내 발족될 예정이다. IDT는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SDGs 달성을 위해 얼마만큼의 금액을 투자했는지, 어느정도의 임팩트가 창출되었는지 공개한다. 

IDT에는 도이치 은행, 시티 은행 등의 시중은행과 아문디(Amundi), 픽텟(Pictet) 등의 자산 운용사, 그리고 모닝스타(Morning Star),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등의 ESG리서치 기관이 참여하며, 국제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옵서버(Observer) 역할을 맡는다.이들은  2024년 4월쯤 ‘자발적 임팩트 공개 가이드’가 발간할 예정이다.

 

ESG열풍 불었지만, SDGs 이행 경과는 제자리 걸음…

4조달러의 투자 추가로 필요해

지속가능개발목표 (SDGs) 이행 경과/ SDSN

실제 유엔 지속가능개발 솔루션 네트워크(SDSN)의 지속가능개발 2023 보고서에 따르면, SDGs 수립 이후, 169개 목표 중 이미 달성되었거나 긍정적 경과가 보이는 목표는 18%에 불과했으며, SDGs수립 이전보다 경과가 약화된 목표는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전경과가 제한적이거나 진전이 없는 경우가 무려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산업계의 ESG활동이 글로벌 지속가능개발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 셈이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지속가능개발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에 따르면, SDGs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4조달러(5184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21일 개최된 모럴 머니 아프리카 정상 회담 (Moral Money Africa Summit)에서는 “기업 위주의 복잡한 이슈들을 ESG라는 하나의 개념에 우겨넣다보니, 불필요하게 개념이 복잡해지고 지속가능성 도모라는 근본적 의미도 퇴색됐다”며 “ 금융계는 ESG에서 벗어나 SDGs라는 명확한 글로벌 목표 달성에 힘써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IDT측은 금융계의 SDGs 정보 플랫폼을 통해 금융자본이 SDGs달성에 끼치는 영향을 공개함으로써 지속가능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촉진을 이끌어내겠다는 심산이다.

 

기존의 ESG정보공개표준 기후 분야에만 집중돼…

새로운 프레임워크 통해 SDGs 발자국 공개할 것

SDGs 발자국 지표 예시/ Nature Communications

IDT의 공동 의장 세드릭 메를(Cédric Merle)은 “기존의 ESG 데이터 프레임워크는 사회적 고려를 포함하지 않고, 기후변화 부문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었기 때문에 지속가능개발의 많은 부분에서 퇴보가 있었다”며 “이러한 약점을 인지하고, 데이터 격차를 보완해 기관별 SDG발자국을 공개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그는 기존의 ESG정보공개 프레임워크가 리스크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IDT는 임팩트 창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음을 강조한다. 메를은 “기존의 ESG 정보공개 표준은 ESG리스크 회피에 대한 규범이나 기준 제시에 집중했고, 이는 ESG리스크가 큰 개발도상국 투자를 위축시켜 지속가능개발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 반면 IDT는 가이드와 데이터 세트를 통해 SDGs 달성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라고 차이점을 밝혔다.

IDT는 크게 세가지 요소를 통해 SDGs 달성을 지원한다.

먼저  SDGs의 17개목표와 각 지역의 지속가능개발 맥락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과 정부기관들은 SDGs에 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경과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조직 차원에서 SDGs에 끼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측정을 위한 필수 데이터 목록, 데이터 분석 매커니즘,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의 영향 측정 가이드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IDT는 자체적인 데이터 플랫폼을 수립해 참여기관의 SDGs 영향도를 공개하고 SDGs 관련 정보 공유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