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과 피해기금 필요 금액의 0.2% 안돼…GST에 이목 집중

2023-12-08     최동훈 editor

지난 6일(현지 시각), 기후 위기에 책임이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 및 피해 기금에 지금까지 총 7억 달러(약 9226억 원)의 자금을 모금했다고 가디언지(The Guardian)가 보도했다.

이는 개발도상국이 매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의 0.2% 미만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6일(현지 시각), 기후 위기에 책임이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 및 피해 기금에 지금까지 총 7억 달러의 자금을 모금했다. 이는 개발도상국이 매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의 0.2% 미만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Unsplash

손실과 피해기금, 구체적 수치는 아직 안나와

손실 및 피해 기금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 28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8)의 첫날 첫 번째 본회의에서 합의됐다. 가디언지는 이를 두고 “진행 중인 환경 파괴의 일부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마침내 제공하겠다는 선진국들의 약속의 신호가 되기를 희망하는 개발도상국들이 어렵게 얻은 승리”라고 표현했다.

역사적인 조치이긴 하나, 이는 개발도상국이 필요로 하는 자금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한 비정부기구는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가 연간 4천억 달러(약 572조 2천억 원)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연간 피해 비용에 대한 추정치는 1000억 달러(약 131조 8천억 원)에서 5800억 달러(약 764조 4천억 원)까지 다양하다.

또한 기후 정의 전문가들에 의하면, 손실 및 피해 기금은 대출이 아닌 보조금 형식으로 제공되어야 하나, 대부분의 국가의 경우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아 약속된 자금의 유형과 지급 시기가 불분명하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국가별 약속한 피해 기금에 대해서는 COP28의 주최국인 아랍에미레이트와 독일이 1억 달러(약 1320억 원)를, 이후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1억 800만 달러(약 1423억 4천만 원)를 약속했다. 다른 공약으로는 덴마크가 5천만 달러(약 660억 원)를, 아일랜드와 EU가 2700만 달러(약 355억 8천만 원), 노르웨이가 2500만 달러(약 329억 5천만 원), 캐나다가 약 1200만 달러(약 158억 1천만 원), 슬로베니아가 1500만 달러(약 197억 7천만 원)를 제시했다.

반면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올해 최대 석유 및 가스 생산국인 미국은 지금까지 1750만 달러(약 230억 6천만 원)를 약속했고, 미국과 중국에 이어 3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일본은 1000만 달러(약 131억 8천만 원)를 제시했다.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 최종안에 정확한 금액 나오나

국제 기후 행동 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International)의 글로벌 전략 책임자인 하르지트 싱은 “7억 달러의 초기 공약은 매년 수천억 달러로 추정되는 자금의 필요성에 비해 희미한 수준”이라며 “기금의 설립이 30년 이상 지연된 것은 기후 변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미미한 기부와 함께 개발도상국의 곤경에 대한 지속적인 무관심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번 합의는 손실 및 피해에 대한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첫 단계에 불과하다. 세부 사항은 전 지구 이행 점검(Global stocktake, GST) 협상 내에서 논의되고 있다. GST는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1.5도 이내로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수립한 계획과 목표에 대한 전 지구적 점검이다.

GST의 결과에 따라 국가들은 자신의 5개년 기후 계획을 개선하고, 어떤 국가가 얼마 만큼의 손실과 손상에 보상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강력하고 명확한 지침이 될 전망이다.

GST의 첫 번째 초안은 지난 화요일 발표되었으며, 초안은 손실과 피해 규모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 기후 완화 및 적응을 위한 자금 지원과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최종안은 며칠 내로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일부 기후 전문가들은 현재의 초안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중요한 세부사항이 제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환경법센터의 선임운동가 리엔 반담메는 “손실과 피해 기금을 모아 지역사회에 최대한 빨리 전달하는 것을 전제로, 선진국들은 결함 있는 구조를 밀어붙였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수천억의 보조금 기반 신규 및 추가 자금이 필요하며, 추가되지 않는 한 우리는 이 손실 및 피해 기금을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