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항공 배출량 51% 줄어…감축 모멘텀 왔다

2023-12-19     송준호 editor

항공 산업의 수요는 코로나19 침체기를 지나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추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7월 항공사 여객수요 수치를 분석한 결과, 세계 항공업계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되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IATA에 따르면, 항공기 탑승객 수와 운행 거리를 곱한 ‘전 세계 유상여객킬로미터(RPK)’가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해 2019년의 95.6%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량이 늘면 배출량은 이에 비례해 늘어난다. 그런데, 기업의 항공 배출량을 추적하는 트래블 스마트(Travel Smart)는 18일(현지 시각) 최근 3년간 전 세계 대기업의 항공 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업 217곳 중 104곳, 항공 배출량 50% 줄어

전체 항공 수요가 늘었지만 기업의 항공 배출량이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이후로 여행의 수요보다 출장 수요의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트래블 스마트는 글로벌 주요 기업 217곳 중 104곳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항공 배출량이 50% 미만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비행 횟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SAP(-86%), 화이자(-78%), PwC(-76%)로 확인됐다. 배출량이 줄어든 기업들은 항공 대신 철도나 화상 회의를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50% 이상 회복된 기업은 113곳이다. 항공 배출량이 가장 많이 돌아온 기업에는 JP모건체이스(-13%), 머크(-17%), 존슨앤존슨(-28%)이 꼽혔다. 해당 기업들은 출장 탄소 배출량에 대한 감축 목표를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트래블 스마트는 해당 기업이 2022년에 출장 배출량을 2019년의 50% 수준으로 유지했다면, 180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1개 기업은 이미 19년 이전 수준의 항공 배출량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은 L3해리스, 보스톤사이언티픽,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로, 탄소 배출량이 69%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래블 스마트 캠페인, 통제 없는 비즈니스 항공의 시대는 끝

트래블 스마트는 기업의 항공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트래블 스마트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캠페인의 목표는 항공 배출량을 2025년까지 5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다. 현재 배출 감축량은 51%다. 

캠페인은 비즈니스 부문의 항공 수요가 아직 빠르게 늘지 않는 이 시점이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확대해 갈 수 있는 모멘텀으로 보고 있다. 

트래블 스마트는 홈페이지에 주요 기업의 항공 배출량 감축 목표와 배출량 증감을 확인할 수 있는 목록을 게시하고 있다. 캠페인은 영향력 확대를 위해 각 CEO에게 트위터를 보낼 수 있는 버튼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트래블 스마트가 제공하는 '배출량 추적기(Emission Tracker)' 리스트. 왼쪽부터 기업명, 기업 목표, 목표연도, 목표 특성, 2019년과 2022년의 배출량 증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분석한 217개 기업 중 171개 기업은 출장 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목표가 없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출장을 적게 다니고 있다. 

트래블 스마트 캠페인의 매니저인 데니스 오클레어는 “전반적으로 많은 기업이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적지 않은 수의 기업이 다시 항공량을 늘리는 것을 보면 실망스럽기도 하다”며 “2024년은 비행기를 많이 탔던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기에 완벽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데니스 오클레어는 “통제되지 않은 비즈니스 비행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각국 정부는 불필요한 비행을 단속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에도 비용 절감과 직원 복지를 증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