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0년 기후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기후행동 강화해야
유럽 환경기관(EEA)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이 2030년 기후 목표 대부분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너지 소비, 순환경제, 친환경 농업 부문에서의 기후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환경기관(EEA)은 유럽 그린딜을 기반으로 EU 환경정책 틀을 마련하는 환경행동계획(EAP) 진척 현황을 매년 모니터링한다. 기후변화 감축 및 적응, 순환경제,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등 주요 8개 목표와 28개 세부지표를 기반으로 EU의 기후정책 달성 가능성을 ‘매우 높음’에서 ‘매우 낮음’까지 점수를 매긴다.
이번 분석 결과, EU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51% 감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적 구속력있는 목표인 55%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EA 전무이사 리나 일라-모노넨(Leena Ylä-Mononen)은 “EU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환경 및 기후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있지만 불확실(likely but uncertain)’하다”며 “앞으로 EU는 현 기후법을 완전히 이행하고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며, 지속가능성을 모든 정책의 주요 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COP28서 에너지 효율 2배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에너지 효율ㆍ개선 성과가 가장 미비해
개선이 가장 시급한 기후목표 부문은 에너지 소비, 순환경제, 친환경 농업이었다.
EU는 2030년까지 1차 및 최종 에너지 소비 수준을 각각 9억 9250만, 7억 6300만 석유환산톤(TOE)을 감소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석유환산톤은 모든 에너지에 공통 적용되는 에너지 단위로, 원유 1톤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량을 의미한다.
EEA는 보고서에서 “2005년 이후 유럽은 에너지 소비량을 전반적으로 감축한 추세를 보였지만 앞으로는 지난 10년 간의 노력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약 지표에서도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EEA는 “1차 소비를 1만1542테라와트시(TWh) 이하, 최종 사용량을 8700TWh로 줄이겠다는 에너지 효율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보인다(very unlikely)”고 밝혔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45%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과거치에 근거하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불확실한(unlikely but uncertain)’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10년 안에 유럽 에너지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럽은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순환재료 사용을 2배로 늘려 23.4%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21년 기준 순환재료 사용은 전체 사용의 11.7%로 절반만 달성했다. 2010년 이후 순환재료 사용 증가율도 1% 미만에 그쳤다.
유랙티브는 “유럽은 COP28에서 재생에너지 3배, 에너지 효율 개선을 2배로 늘려 글로벌 리더십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유럽의 에너지 효율 개선 비율은 5.8%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친환경 농법을 25%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미진한 수준이었다. EEA는 “유럽은 3억1000만톤의 탄소를 추가 격리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회원국의 산림 노령화, 목재 수확량 증가로 인해 약 5000만톤의 탄소를 격리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이후 EU의 환경 발자국이 4% 증가했는데, 향후 또 한 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EEA는 경제 성장과 소비 패턴으로 인해 그만큼 생산과 소비에서의 환경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어렵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EU, 녹색경제 성장에 기여하지만 확고한 기후 계획 필요해
유럽위원회도 유사한 결과를 내놨다. 유럽 회원국들은 2024년 6월까지 기후행동 계획 최종안을 제출해야 한다. 27개 회원국 중 기제출된 21개의 국가 에너지 및 기후 목표를 분석했을 때, 구체적인 기후 행동을 진전시키는 것이 부족하며 농업, 난방, 도로 수송 부문에서 노력이 가장 뒤쳐진다고 지적됐다.
덴마크, 네덜란드, 아일랜드는 총 1억3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네덜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EU 회원국들은 2013~2020년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는 국내 정치 분쟁, 석유 의존도 등을 이유로 기후 목표 달성의 후발주자로 꼽혔다.
우프케 호에크스트라(Wopke Hoekstra) EU 기후 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2050년 기후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종 기후목표 계획안에 더욱 강력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U의 녹색경제 성장은 2020년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폐기물 관리와 같은 녹색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GDP의 2.5%를 기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