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 순환경제 스타트업과 협력해 양주병 탄소배출 90% 감축
글로벌 음료 대기업 디아지오(Diageo)가 싱가포르 순환경제 스타트업인 에코스피리츠(ecoSPIRITS)와 협력해 재사용 가능한 포장 및 유통 방식을 도입했다고 그린비즈가 지난 30일(현지시각) 밝혔다.
에코스프리츠는 2020년 1000만 달러(약130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존 유리병 생산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량을 줄여 주류 산업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아지오는 향후 3년 동안 18개 글로벌 시장에서 고든 진, 캡틴 모건 럼, 스미노프 보드카 등 인기 주류를 리필 가능한 4.5리터 용기에 담아 제공할 계획이다. 에코스피리츠의 혁신모델인 '에코토트'는 알루미늄 프레임에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4.5리터 유리병으로, 150회 리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방식은 에코토트의 전 제품 수명이 다하는 동안 750mL 유리병 900개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기존 유리병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60~90%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지오, 인도네시아에서 순환경제 포장재로 된 보드카 납품
글로벌 온라인 데이터 및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는 2022년 유리 생산으로 9500만 메트릭톤의 탄소가 배출됐다고 발표했다.
디아지오는 2030년 탄소 배출 제로와 재생 가능한 직접 에너지 100%를 달성하기 위한 '소사이어티 2030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패키징 혁신을 선보였다. 이는 스코프3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디아지오와 에코스프리츠는 2022년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와 자카르타에 있는 38개의 바, 레스토랑, 호텔에 에코토트 포장재로 된 스미노프 보드카를 제공했다. 현재까지 디아지오는 에코토트 시스템이 유리병 사용량을 95%까지 줄여 운송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디아지오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초기 성공을 증명해 앞으로 순환경제 포장재를 상업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코스피리츠는 폐쇄 루프(closed-loop)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품 전 과정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리병 용기가 비워지면 500마일 이내 가장 가까운 에코플랜트 허브(ecoPLANT)로 이동하여 세척, 리필, 재분배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에코스피리츠는 소규모 및 대규모 시장 모두에 대응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하며 확장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2027년까지 수소와 친환경 용광로로 양주병 생산
유리병은 양주 생산 및 유통에서 탄소강도 비중이 높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750mL 유리병의 탄소발자국은 증류 공정에서 36%, 양주 생산에서 20%를 차지한다. 규토 채굴에서부터 3000 화씨까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화석연료 혹은 천연가스로 공급되는 용광로에서 유리를 녹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디아지오는 에코토트 이니셔티브 외에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2027년까지 영국 엘튼의 탄소 배출 제로 용광로에서 스미노프, 캡틴 모건, 탄케레이 등 양주병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용광로는 수소와 친환경 에너지로 구동되며 유리병 생산과 관련된 일반적인 탄소 배출량의 90%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아지오는 탄소 포집을 통해 나머지 10%를 상쇄하여 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디아지오와 에코스피리츠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주류 산업의 환경 영향을 줄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음료 제조업체들이 순환 경제 관행을 받아들이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