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르드롤라, 신흥국 에너지전환에 세계은행 대출 약 4000억원 확보
8일(현지시각) 스페인 에너지기업 이베르드롤라(Iberdrola)가 세계은행(World Bank)으로부터 3억유로(약 4327억원)의 지속가능연계대출(SLL)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은 폴란드, 모로코, 베트남 등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위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SSL은 은행이 차입기업의 대출 금리를 ESG 경영목표 이행 정도에 연계해 설정하는 대출상품을 말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SL 시장이 2025년까지 15조달러(약 1경9699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현재 이베르드롤라의 SSL 대출 규모는 약 53억유로(약 7조6454억원)다.
이베르드롤라, IFC와 손잡고 신흥국 재생에너지 확대 추진
이베르드롤라는, 1992년 스페인에 설립된 에너지 생산 기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기업이다. 현재 미국, 영국, 멕시코, 브라질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활동 중에 있으며, 글로벌 에너지전환의 선두주자로 이미 2017년 화석연료 사업을 완전히 정리한 바 있다.
2023년 5월, 이베드르롤라는 국제금융공사(IFC,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와 파트너십을 체결, 신흥국들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위한 1억5000만달러(약 1969억원)의 SSL 대출을 확보했다. 이베드르롤라는 8일(현지시각) 이번 대출이 2023년 체결한 파트너십의 연장 및 확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IFC는 세계은행의 신흥국 민간 투자를 위한 산하기관으로, 대출, 지분, 보증 등을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다른 민간자본을 유인하여 신흥국의 경제개발과 빈곤퇴치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모로코, 폴란드, 베트남 등 석탄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을 목표로 한다. 이미 조달 금액 중 1억7000만유로(약 2452억원)가 폴란드의 육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SSL 목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재생에너지 용량 확대 등
이번 SSL 대출의 핵심 KPI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이베르드롤라는 2030년까지 스코프 1,2,3을 포함하는 직간접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대비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 둘째,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을 41000MW 이상인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이베르드롤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이미 41000MW를 초과했다.
이베르드롤라의 재무, 내부통제, 기업개발 담당이사 호세 사인즈 아르마다(José Sainz Armada)는 “이베르드롤라는 이번 대출을 통해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의 에너지전환, 탈탄소, 전기화(Electrification)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IFC와 파트너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화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기의 형태로 공급,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전기자동차가 있다.
IFC의 유럽,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지역 부사장 알폰소 가르시아 모라(Alfonso Garcia Mora)는 “이번 대출의 목표는 에너지 전환을 이행해야 하는 신흥시장에 이베르드롤라의 확장과 재진출을 지원하는 것”, “이는 글로벌 IFC와 이베르드롤라의 에너지전환 파트너십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모라 부사장은 “개발도상국 및 신흥시장에서 저탄소 및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로의 공정하고 공평한 전환 가속화 프로젝트에서 이베르드돌라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