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증가율 최고 기록… 핵심 동인은 중국

2024-01-15     이재영 editor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현지시각) '2023년 재생에너지 보고서(Renewables 2023)' 발표, 지난해 새롭게 추가된 글로벌 재생에너지 용량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다.  

IEA는 이번 성장의 동원으로 중국의 재생에너지 확충을 꼽았다.

IEA가 2023년 재생에너지 보고서를 발표했다. / IEA

2030 재생에너지 3배 가시화… 목표 달성 위해서는 신흥국 지원 필요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한 2030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다.  

IEA는 이번 보고서에서 2023년 재생에너지가 기록적으로 성장했다며, 현재 각국의 정책과 시장 상황을 볼 때 2028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이 총 7300GW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2030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를 달성하려면 최소 11000GW에 도달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더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3배 확대를 위한 가장 큰 숙제로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을 꼽았다. 

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Fatih Birol)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재생에너지 목표는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핵심 동인은 중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IEA는 이번 기록적인 증가율의 핵심 동인으로 중국의 성장세를 지목하며 앞으로도 중국이 전 세계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2028년 중국이 재생에너지 용량을 2060GW 추가, 글로벌 신규 재생에너지 용량의 56%를 가져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성장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는 태양광 발전을 꼽았다. IEA는 중국의 태양광 발전 제조 능력이 2022년보다 두 배 가까이 향상돼 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이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태양광 프로젝트의 경제적 매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석탄 및 가스 등 화력발전보다 가성비가 좋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이를 견인한 요소 중 하나로 중국 정부의 녹색 인증서(green certificates) 제도를 꼽았다. 중국은 2017년부터 기업과 개인이 자발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녹색 전력 인증서 시장 제도를 도입, 재생에너지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1MWh당 1개의 녹색전력 인증서(GEC)가 발행되는데, 기업들은 자사의 탄소중립이나 RE100을 이행하는 수단 중 하나로 해당 인증서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로부터 구매할 수 있다.

 

중국, 일당 독재로 국가 재생에너지 확대 유리… 석탄 발전 비중도 높아

중국이 재생에너지 확대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유리한 점으로 로이터는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중국은 공산당의 일당 독재 국가다. 인프라 개발 시 민주적 절차와 지역사회와의 합의가 필요한 다른 국가들보다 더 빠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하다.

둘째, 자금 조달 또한 국가사업 우선으로 진행될 수 있다. 보통 다른 국가들의 대출 여부는 국가사업이 아닌 프로젝트의 기대 수익률에 좌우된다.

셋째, 중국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제조업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 이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터빈 생산을 위한 공급망 구축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는 동시에 석탄화력발전도 크게 늘리고 있다.

화석연료 및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집계, 공개하는 비영리기구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용량은 136.24GW이며, 허가 전 또는 허가 단계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용량은 255.5GW에 이른다. 이미 중국은 전 세계 2095GW의 석탄화력발전 용량 중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비중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