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4배로 늘리겠다는 계획 발표
지난 11일(현지 시각), 영국 정부가 발표한 국내 원자력 발전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로드맵에 대해 영국 매체 에디(Edie)가 보도했다. 로드맵에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함께 사이즈웰과 같은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DESNZ)의 민간 원자력 로드맵은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리시 수낙 총리의 계획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 원자력 로드맵, 대규모 원전과 소형 원자로를 포괄하는 투자 계획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는 2050년까지 최대 24GW의 설치 용량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원자력 공급이 영국 전력 수요의 25%에 해당하는 전력량이다. 또한 목표인 24GW는 현재 운영 능력의 약 4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목표는 지난 3월 에너지 안보 계획에서 처음 발표됐다.
한편 로드맵에는 2030년에서 2044년 사이 5년마다 최소 3GW의 원자력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권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세부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이 기간 내에 최대 7GW의 원자력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권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단계는 사이즈웰 C 원전 외에 기가와트급(GW) 규모의 발전소를 정부 주도를 통해 추가로 유치하는 것이다. 로드맵에는 브래드웰, 하틀풀, 무어사이드 등 주요 원전에 대한 잠재 사이트가 표시됐으며, 주요 원전에 대한 일정과 프로세스는 이번 의회 임기 전에 설정될 예정이다.
한편 대규모 원전에 대한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개발하는 데 몇 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영국 정부는 지금까지 사이즈웰 C 원전 건설을 위해 10억 파운드(약 1조 6757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이 때문에 2030년부터 2044년 사이 원전 계획에 있어 소형모듈원자로(SMR)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작년 개발 기구인 ‘대영 원자력(Great British Nuclear)’을 출범하여 SMR에 대한 자금 지원을 첫 번째 작업 흐름으로 선정했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는 영국 최초의 SMR 프로젝트가 2029년까지 최종 투자 결정을 받아 2030년대 중반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자체 생산
한편 로드맵은 첨단 핵연료 생산을 위한 최대 3억파운드(약 5027억원)의 자금 지원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현재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은 러시아에서만 상업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정부 주도하에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투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국가는 없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는 노스웨스트 잉글랜드에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생산 공장을 건설하여, 2030년대 초에 첫 번째 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레어 쿠티뉴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은 “이제 우리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선진 핵연료를 생산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또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로드맵에 대해 환영하는 한편, 실행력 있는 로드맵의 이행을 강조했다.
영국 원자력산업협회(Nuclear Industry Association)의 협회장 톰 그레이터렉스는 대규모 원전과 소형 원자로를 포함한 쌍방향 접근법이 "실용적이며 투자자들에게 더 명확한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속도와 집중력”을 가지고 로드맵을 따를 필요가 있다며 강조했다.
영국의 노동조합인 GMB 노조의 앤디 프랜더개스트는 “수십 년간의 실패는 영국의 원자력 능력을 크게 떨어뜨렸으며, 이는 영국이 해외로부터 석유 및 가스 수입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드맵 발표는 희망적이지만 이 로드맵이 현실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로드맵의 긴급한 이행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