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랙스, 바이오매스 발전소 2곳 CCS기술 적용...BECCS 기술에 주목
영국 발전소 운영사 드랙스(Drax)가 바이오매스 발전소 2곳을 탄소 포집 및 저장을 통한 바이오에너지(BECCS, Bioenergy with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드랙스는 영국에서 약 2595MW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며, 영국 전체 전력의 약 4%와 재생 가능 전력의 9%를 생산하고 있다. 2019년 2월부터 BECCS 기술을 적용해 시험 가동을 시작했으며 향후 10년 이내 BECCS 가동 2기를 추가할 계획이다.
BECCS는 바이오 에너지와 탄소포획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합친 말로, 탄소를 제거하고 재생 가능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대규모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에너지 안보 및 넷 제로 담당 국무장관인 클레어 쿠티뉴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BECCS로 전환·개발하는 데 필요한 개발동의명령(DCO)을 승인했다”며 “영국 정부의 에너지 안보 뿐 아니라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일환으로 드랙스의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드렉스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지속 가능한 바이오매스 발전 및 공급 회사이자 영국 최대의 재생 에너지 생산 기업"이라며 "지난 6개월 동안 우리는 영국과 전 세계에서 BECCS를 통한 바이오 에너지 계획을 크게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BECCS 프로젝트, 경제적 이점 많지만 고비용 우려
지난 3월 영국은 CCS 프로젝트를 포함해 저렴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와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드랙스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BECCS를 구현할 시 영국의 넷제로 목표에 기여할 뿐 아니라 상당한 경제적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컨설팅기업 바링가(Baringa)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영국은 약 150억 파운드(약 25조5189억원)의 국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재생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뿐 아니라 연간 약 8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랙스는 BECCS 장치의 탄소 포집률이 95%이며 최소 20년의 사용 수명주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렉스는 건설 과정에서 모든 재료와 서비스의 80%를 현지에서 조달해 영국 기업을 지원하고 최대 1만 여개의 고숙련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반면 일부 분석가들은 드랙스의 이번 계획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에너지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것이며, 발전소 건설로 인한 실제 비용은 납세자나 에너지 사용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기후 싱크탱크인 엠버(Ember)는 드랙스가 바이오매스 발전소 4기에 BECCS 기술을 적용할 경우 매년 약 17억 파운드(약 2조8921억원), 총 430억 파운드(약 73조1597억원) 이상의 에너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드랙스 그리워싱 불구 공적 보조금 지원 문제 제기
가디언지는 “드랙스가 수입 목재 펠릿을 태우고 지난 12년 동안 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를 분노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은 아직 디랙스 발전소의 탄소 포집 기술이나 추가 보조금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엠버의 추정치는 "전적으로 추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드랙스에 대한 지원금은 비용 대비 가치, 경제성 평가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될 것이며, 납세자들의 돈이 현명하게 쓰일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바이오매스 전략을 2023년 8월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드랙스에 공적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임을 밝혔다. 드랙스는 석탄 화력 발전소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하고 BECCS 기술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보조금을 받은 것이다.
환경단체 엠버는 드랙스가 2018~2022년 사이 매년 평균 7억8500만 파운드(약 1조3349억 원)의 영국 정부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셀비 발전소에 발전 전력 메가와트시당 최소 132파운드를 보장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엠버는 “BECCS 기술이 에너지 집약적이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고비용일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보조금이 연간 최대 17억 파운드(약 2조8921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랙스는 “현재 에너지 위기 속에서 가스 가격이 바이오매스 가격보다 변동성이 크다”며 “이 기술은 영국 정부의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BECCS 기술의 환경 영향력 엄격히 고려해야
보조금 지원뿐 아니라 환경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드랙스는 탄소 포집과 함께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면 세계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발전소'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학자와 기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에너지 규제 기관인 오프겜(Ofgem)과 감사원이 BECCS 기술의 환경 영향력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매스 전략의 지속 가능성 기준에 대한 별도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년 전 드랙스는 이전의 석탄발전소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한 후 탄소 배출을 90% 감축했다고 주장했지만 환경단체는 드랙스그룹을 '그린워싱'으로 OECD에 제소해 논란이 일으켰던 적이 있다.
환경단체들은 드랙스가 공급받는 목재 연료가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비난했으며, 이는 폐목재만을 연소하고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드랙스의 주장과 상반됐다. 영국 정부는 드랙스의 그린워싱을 인정하면서도 보조금 지원을 고려해 환경단체들이 드랙스의 보조금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가디언지는 “환경단체들이 프로젝트가 수명 주기 동안 탄소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수명 주기 동안 포착된 배출량이 수명 주기 동안 포착된 배출량보다 더 많고 야생 동물, 특히 조류의 교란 등 부정적인 환경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