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건강 문제 수면 위로…미 노동부, SK배터리 아메리카에 벌금 부과
SK온의 미국 현지법인인 SK배터리 아메리카(SK Battery America)가 미국 배터리 공장의 직원들을 안전하지 않은 수준의 니켈과 기타 금속에 노출했다는 이유로 7만5449달러(약 1억1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미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국(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은 SK 배터리 아메리카의 제조 공장에서 6건의 중대한 위반 사항과 1건의 경미한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배터리 아메리카는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Commerce)에 위치한 리튬이온배터리 제조 시설 두 곳에서 2022년부터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당시 SK온은 26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했으며 현재 약 31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 포드 모터 F-150 라이트닝과 폭스바겐 ID.4 EV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산업안전보건국은 SK 배터리 아메리카가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았고, 유효한 기준 청력도를 포함한 청력 측정 테스트 프로그램을 설정하지 않음으로써 직원들에게 8시간 시간 가중 평균인 85A 가중 데시벨을 초과하는 지속적인 소음 수준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장 위험 평가를 완료하지 못해 코발트, 니켈, 망간을 다루는 작업자가 호흡기 위험에 노출되었으며 직원들에게 깨끗하게 소독된 위생적인 호흡기 보호구가 제공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흡기 보호구를 물질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게 보관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또한 부식성 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자들을 위한 눈 세척 시설과 비상 샤워실이 부족했고, 니켈 분말 봉지를 취급하는 작업자의 노출 수준을 줄이기 위한 실행 행정적 관리 또는 공학적 통제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호흡기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미 산업안전보건국 애틀랜타 동부 지역 사무소장 조슈아 터너(Joshua Turner)는 "리튬 배터리 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을 경험했고, 그 성장으로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높아졌다"라고 전했다. 이어 "SK 배터리 아메리카는 리튬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질이 쇠약하고 영구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어떤 고용주도 단순히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현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전했다.
SK 배터리 아메리카는 독립적인 산업안전보건 검토위원회에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벌금액이 크지 않아 경고성 조치로 여겨진다”면서도 “설비 및 공조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는 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는 27만달러 벌금
지난 10월, 제너럴 모터스(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제조 회사 얼티엄 셀즈(Ultium Cells)는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안전보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벌금 27만달러(약 3조6000만원) 를 부과 받은 바 있다.
지난 3월, 오하이오주 워런(Warren)에 위치한 얼티엄 셀즈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과 화재 원인을 조사한 후 미 산업안전보건국은 안전과 비상 대응 절차 교육 미실시, 개인 보호장비 사용 기준 미준수 등 모두 19건의 안전 및 보건 관련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특히 이 중 17건은 심각한 수준의 위반이었다고 전했다.
미 산업안전보건국은 지난 6월 27일에도 얼티엄 셀즈 시설에 대한 공개 검사를 진행했으며, 이후 8월 압력 게이지 고장으로 인해 회사가 근로자를 화학 물질에 노출시켰다는 보고를 포함해 조사를 3회 실시했다.
이 시설은 2022년 8월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한 이후 OSHA로부터 11번 규정 위반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