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인증받는 까다로운 B콥, 파타고니아 이어 2위인 기업 '프랭크 앤 에일린'

전 세계 친환경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한 기업 인증의 한 종류인 'B콥' 인증에서 ‘2019년 최고의 체인지메이커’로 선정됐다. 임팩트 점수는 총 200점 만점에서 151점으로, 3년 연속 이상 B콥 최고의 기업으로 손꼽힌다.

미국 여성의류 기업 ‘프랭크 앤 에일린(Frank & Eileen)’는 파타고니아에 이어 글로벌 지속가능한 의류 산업을 주도한다. 100% 자연 원자재로 여성 의류를 제작하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친환경 원재료를 제공하는 공급업체와 10년 이상 협력해왔다. 프랭크 앤 에일린 CEO 오드리 맥로글린(Audrey McLoghlin)은 ‘여성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철학으로 여성용 버튼업(Button-up) 셔츠를 개발해 2009년 기업을 설립했다. 자연 원재료로 만든 천으로만 의류를 제작하며 전 세계 여성들의 교육 지원과 기업가정신을 증진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프랭크 앤 에일린은 B콥(corp) 인증에서 임팩트 평가 점수 97.5점을 받았다. 전 세계 패션 산업 부문에서는 파타고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으며, 미국 여성 의류 브랜드 중에서는 최고점이었다. B랩은 B콥 인증관리 기관으로서, 지속가능한 원재료나 직물 사용, 공급망 투명성, 지역사회 참여, 투명성, 직원 복지 등 200여개의 세부 평가 기준에 기반해 기업의 사회적∙환경적 영향력 및 성과를 평가한다.

맥로글린 CEO는 "B콥 인증을 받은 후, 패스트패션과 정반대되는 제품과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전 세계 패션 업계에서 전례 없는 변화를 이루었기에 B콥 인증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B콥 최고의 기준을 충족한 것은 우리의 기업 관행이 사회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프랭크 앤 에일린은 임팩트 평가의 5개 부문(지배구조·임직원·고객·지역사회·환경) 중 ‘지역사회(33.1)’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B콥 인증 전 수익보다는 ‘사업 목적’에 대한 헌신을 거버넌스의 한 항목으로 포함시켰으며, 영리 기업이지만 설립 목적이 ‘기부’임을 밝혔다. 환경 성과 측면에서도 환경 관리, 물 이용 관리, 특히 독소물 감축의 성과를 가장 크게 인정받았다.

프랭크 앤 에일린은 미래 여성 지도자들을 육성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1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공약의 일환으로 전 세계 소녀들의 교육을 지지하는 노벨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가 공동 설립한 국제 비영리 단체인 말랄라 펀드(Malala Fund)에 3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말랄라 펀드의 CEO인 수잔 엘리스(Susan Ellis)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소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학교로 다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이들이 집에서도 계속 교육을 받고, 학교가 다시 문을 열 때에도 학교에서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게 지역 중심의 이니셔티브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B랩은 미국 록펠러재단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2007년부터 지배구조·임직원·고객·지역사회·환경 등 5가지 분야에 대해 200개 설문 항목을 만들어 전 세계 기업의 영향력을 평가한다.  B콥 인증은 온라인 설문, 전화 인터뷰, 현장 방문 등을 통한 'B 임팩트 평가'를 거쳐 200점 만점 중 80점 이상을 받은 기업에게 B콥 인증을 부여한다. B콥 인증 과정은 B랩의 심사팀(Standard Review Team)과 표준자문위원회(Standards Advisory Council)에서 관할하고 있다.

B콥 인증을 받은 기업은 영향력을 외부에 공시할 뿐 아니라 이익과 ‘사업 목적’의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이를 지배구조에 통합하거나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 평가와 인증 과정에서 기업이 사회적, 환경적 임팩트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현재까지 10만 개 이상의 기업이 B 임팩트 평가 도구를 이용했지만, 전 세계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단 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주주로부터 동의를 받거나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B랩은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업을 확대하고자 한다. B콥이 기업의 사회환경적 성과를 증명하는 인증마크나 수단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고객, 임직원, 사회, 환경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어 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