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은행권 최초로 넷제로 전환 계획 발표...SBTi 기반 주장
영국 금융기업 HSBC가 지난 25일(현지시간)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은행의 전략을 설명하는 첫 번째 넷제로 전환 계획(Net Zero Transition Plan)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에디, ESG 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은행과 같은 금융 기관의 화석 연료 지원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포트폴리오를 탈탄소화하는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언급한 것이다.
21페이지 분량의 문서에는 2050년 헤드라인 목표를 지원 하기 위해 자금 조달된 배출에 대한 중간 부문별 목표가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전환 계획은 HSBC가 2020년에 설정한 2050 넷제로 목표를 기반으로 한다. 먼저 자금 조달 활동을 파리 협정의 목표와 맞추겠다는 약속을 포함하고 있으며 HSBC가 자금을 지원하는 고객 및 프로젝트의 탄소 배출량을 2050년 또는 그 이전까지 넷제로화하기 위한 보다 전략적인 우선순위가 설정되어 있다.
HSBC는 탄소 상쇄를 사용하여 충족할 계획은 없으며 2050년까지 넷제로 포트폴리오 자금 조달, 배출 목표 또는 2030년까지 전환할 수 있는 분야별로 재원을 조달하여 배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지침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탄소배출권, 온실가스 의정서와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를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환 계획을 발표한 최초의 주요 은행
HSBC는 화석 연료에 있어 중요한 금융기관이다. 2015년 초부터 2021년 말까지 화석연료 기업에 870억달러(약 116조원)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HSBC는 2020년 장기 넷제로 목표를 발표한 이후 2022년에는 신규 석유 및 천연 가스전 개발, 신규 석탄 광산과 관련된 활동에 자금 조달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환 계획을 통해서는 탄소 배출이 석유 및 천연가스, 전력 및 유틸리티, 시멘트,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및 항공 등 탄소 집약적인 부문 내에서 발생하는 만큼 넷제로에 초점을 맞춘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풍력, 태양광, 원자력 및 바이오 에너지와 같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개발에 자금을 지원함으로서 전환 솔루션을 지닌 고객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및 알루미늄과 같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어려운 부문의 경우 장기적인 탈탄소화를 이루기 위해 초기 단계 기술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청정 수소 및 CCS와 같은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장하고 지원해 해당 부문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의 환경 미디어 에디는 HSBC에는 SBTi에서 검증한 과학 기반 배출 목표가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SBC는 2020년에 넷제로 목표를 설정할 당시 2년 이내에 검증을 받겠다고 했지만 2023년 말에 HSBC를 비롯한 스탠다드 차타드, 소시에테 제네럴 등의 은행은 SBTi의 목표 검증이 화석 연료에 대한 자금 조달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검증을 보류한 바 있다.
탄소중립, 은행 혼자서는 할 수 없어
HSBC의 지속 가능성 최고 책임자인 셀린 허바이저(Celine Herweijer)는 전환 계획을 통해 “HSBC는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서도 배출량 감소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금 조달 선택을 원한다. 이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부문과 지역의 탈탄소화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고객 및 전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은행 혼자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 전환을 위한 은행의 능력은 실물 경제에서 필요한 속도로 진행되는 탈탄소화에 달려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은행의 역할은 고탄소 산업이 탄소 집약도가 낮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새로운 배출 감축 기술에 자금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바이저는 “은행으로서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우리가 속해 있는 시장, 전환에서 우리가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HSBC는 아시아 전역의 대규모 전력 생산업체 중 일부를 지원하는 데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이들의 전환 능력이 세계의 전환 능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HSBC의 CEO인 노엘 퀸(Noel Quinn)은 “전환 계획이 탈탄소화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메커니즘을 나타낸다”며 “기후 과학과 진행 상황 측정 방법론이 발전함에 따라 은행은 계획과 목표를 계속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