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온실가스 5억 톤 줄일 규정 채택...넷제로 달성에는 2000조 필요해
유럽이사회는 불소화 가스(F-가스)와 오존층 파괴 물질(이하 ODS)을 포함한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를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채택했다고 ESG투데이가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로써 새로운 규정은 시행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거쳤다.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 두 종을 단계적으로 감축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5억톤의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이 제거될 것이며 이는 프랑스와 벨기에의 연간 배출량을 합친 것과 거의 맞먹는다.
불소화 가스와 ODS는 다양한 산업 응용 분야에 사용되며 냉동, 공조, 히트펌프 장비 등 가전제품에 쓰인다. 그런데 이 두 물질은 지구 온난화 가능성이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배, 심지어 수만 배까지도 더 큰 온실가스다.
새로운 규정은 불소화 가스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HFC(수소불화탄소) 소비가 2015년 기준으로 2050년까지 완전히 폐지되고 2030년까지 95%를 줄일 계획이다. 또한, 이 법안에는 해당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구식 장비가 EU 역외의 국가에 판매되지 않도록 하는 수출 금지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기후 친화적인 대체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이 법안의 적용 범위는 건축 자재, 냉동, 공조, 히트펌프 장비 뿐만 아니라 용제 또는 화재 방지 시스템, 소화기 및 기타 장비를 포함하는 장비의 해체, 재활용 또는 매립을 위한 ODS 회수 요구사항까지 확대된다.
새로운 법안은 유럽 이사회와 EU 의회가 규정에 서명하고 EU 공식 저널에 게시된 후 20일 후에 발효된다. 또한, 이 법안의 영향과 효과는 늦어도 2030년 1월 1일까지 위원회에서 검토된다. 또한, 2040년까지 위원회는 HFC(수소불화탄소) 소비에 대한 2050년 단계적 폐지 날짜의 타당성과 HFC가 여전히 사용되는 부문에서 HFC의 필요성을 평가해야 한다.
EU 기후행동 집행위원 봅커 훅스트라(Wopke Hoekstra)는 “이 새로운 법안은 세계에서 가장 야심 찬 것이다. 또한 법안은 냉장고, 히트펌프, 에어컨 장비, 에어로졸 스프레이와 같은 제품에 지구 온난화 가스의 사용을 줄여서 더욱 기후 친화적으로 만들 것이다. 동시에 이 규정은 혁신을 촉진하고 EU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며 시민들은 최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EU가 넷제로 달성하려면 2163조원 투자해야"
한편, 같은 날 로이터에 의하면, 유럽연합(이하 EU)이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간 1조5000억 유로(약 2163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다음 주에 EU가 2040년까지 순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서 90% 줄이도록 권고하고, 2050년까지 유럽이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데 필요한 초기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루소 싱크탱크 연구소(Institut Rousseau think-tank)의 연구에 따르면, 넷제로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은 기존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산업에 대한 지출에서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확보할 수 있다. 즉, 내연기관 자동차, 화석연료 생산, 신공항 등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를 줄이고, 대중교통, 건물 개조,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는 방법으로 넷제로 자금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한편, 기후 변화로 인해 점점 더 큰 비용이 드는 극한의 날씨가 발생함에 따라 EU 정책 입안자들은 기후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EU가 기후선거를 준비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일부 유럽 국가는 비용을 이유로 EU의 녹색 의제를 철회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시위를 벌이는 농민들은 일부 EU 환경 규정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EU선거에서 포퓰리즘과 우익 정당 출신 의원이 더 많아지면 야심 찬 기후 정책 통과가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