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뿔난 행동주의 투자자, BP에 청정에너지 투자 60% 줄여라

2024-01-31     유미지 editor
행동주의 투자자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Bluebell Capital Partners)가 BP에 청정에너지 투자를 줄이라고 촉구했다./bp

유럽 대형주를 대상으로 하는 행동주의 투자자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Bluebell Capital Partners, 이하 블루벨)가 BP에게 청정에너지 전환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기후 목표의 방향을 바꿀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의 창립 파트너이자 공동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주세페 비보나(Giuseppe Bivona)는 "미국과 유럽 증시에 비해 영국 FTSE100 에너지 회사의 주가가 최근 몇 년간 하락한 것은 실망스럽다"며 "이제 합리적인 방식으로 자본을 배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보나는 CNBC,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는 경로는 매우 좁다”라며 “석유 메이저 기업들이 넷제로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 매우 기쁘지만 전략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는 BP에 전략을 어기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게 조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블루벨에게 BP에 대한 지분 규모에 대해 질문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대신 “펀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로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블루벨의 공동 설립자인 비보나와 마르코 타리치코(Marco Taricco)가 지난 10월 BP 회장인 헬게 룬드(Helge Lund)와 당시 BP의 임시 CEO였던 머레이 오친클로스(Murray Auchincloss)에게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가 확인한 서한에서 블루벨은 “BP가 기후 위기 대응 전략으로 2030년까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2019년 수준에 비해 40% 줄이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이는 주주 가치를 파괴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지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럽 에너지 시장에 공급난이 일면서 25%로 수치를 한차례 변경한 바 있다.

석유 및 천연가스 사업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BP의 전략은 2020년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 전 최고경영자(CEO)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이 정책은 환경보호론자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지난 4년 동안 주주에 대한 총수익 측면에서 경쟁사인 쉘(Shell),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엑손모빌(ExxonMobil), 셰브론(Chevron)에 뒤처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블루벨의 주장, “BP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60% 줄여야 할 것”

블루벨은 BP가 2023년에서 2030년 사이에 바이오 에너지, 수소 및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280억달러(약 37조 4000억원), 약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BP는 항공산업의 탈탄소화를 강화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손잡고 고객이 탄소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호주에서 기존 정유공장을 바이오연료 공장으로 개조하기 위한 승인을 얻는 등 다양한 형태의 재생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재생 가능 발전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보다 투자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BP와 같은 회사는 순수 재생 가능한 녹색 에너지 공급자보다 차입 비용이 높다.

블루벨의 서한에 대해 BP 대변인은 “회사는 주주들의 건설적인 참여를 환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BP의 생산 및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인 고든 버렐(Gordon Birrell)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베이커 휴즈(Baker Hughes Company) 연례 회의에서 "BP의 목표는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지만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석유와 천연가스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P가 2030년까지 매년 140억~180억달러(약 19조~24조원) 중 절반 이상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어 버렐은 "우리는 지난 몇 년간 탐구하고 실험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사업 유형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BP는 어떤 규모든 상관없이 주주들이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주주들과 전략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