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자동차 산업 분열하나…테슬라 이어 폴스타까지 호주자동차협회 탈퇴한 이유는?
전기 자동차 브랜드인 폴스타(Polestar)가 지난 8일(현지시간) 호주자동차산업협회(FCAI)에서 탈퇴했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 7일(현지시간) 테슬라가 탈퇴한 직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호주 정부가 제안한 신차효율표준에 대한 자동차산업협회와의 입장 차이 때문으로 알려졌다. 탈탄소 정책을 앞두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간의 협회 내의 갈등이 이제부터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폴스타는 현재 볼보(Volvo) 지분 78%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의 지리(Geely) 자동차가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 2월, 킬로미터당 연료를 덜 사용하는 친환경 차량을 판매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새로운 기준인 신차효율표준(New Vehicle Efficiency Standard, 이하 NVES) 을 내놓았다. 이 정책은 2025년 1월 1일 전면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호주 정부는 신차효율표준(NVES) 정책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3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그 중 옵션 B는 정부가 가장 선호하는 표준으로 알려졌다.
옵션 B에는 두 가지 차량 카테고리가 있으며, 하나는 승용차 및 모든 SUV용이고, 다른 하나는 픽업트럭, 대형 픽업 및 밴 용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자동차산업협회는 "옵션 B 정책이 시행될 경우, 픽업트럭과 같은 호주 내 인기 모델의 가격을 최대 1만3000호주달러(약 1128만원)까지 인상할 수 있고, 이는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대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구성원이었던 테슬라는 이번 캠페인이 내연기관차 협회 회원들의 입장을 반영한 캠페인이라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협회가 ‘가짜 뉴스’로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으며, 가격에 대해서도 협회가 각 자동차 모델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유형만을 의도적으로 선별하여 계산해 배출량을 부풀렸다"고 말한 뒤 협회를 탈퇴했다.
테슬라에 이은 폴스타의 행보
폴스타 호주(Polestar Australia)의 CEO인 사만다 존슨(Samantha Johnson)은 협회 CEO인 토니 웨버(Tony Weber)에게 서한을 보내 “신차효율표준 옵션 B 프레임워크에 대한 협회의 논평은 폴스타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으며, 이 논평이 소비자의 인식과 신뢰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시켰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이 호주의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는 잠재력을 의도적으로 늦추기 위해 이러한 캠페인을 집행하는데, 폴스타가 비용을 계속 집행하는 걸 허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존슨 대표는 또한 호주의 공공정책 싱크탱크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가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협회가 말한 가격 인상에 대한 주장이 과장되어 있으며 최대 1만3000호주달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모델링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라탄 연구소는 얼마 전 내놓은 분석을 통해 신차효율표준으로 인해 친환경 차량의 가격이 평균적으로 약 1%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연료 및 유지 관리 비용이 크게 절약되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재정상태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존슨 대표는 “폴스타는 협회가 자동차 산업의 모든 목소리를 공정하게 대표하겠다고 약속할 때 협회로 복귀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