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CEO 강력 불평...세라위크의 메이저 정유사 대표들, 청정에너지 급격 전환 "환상 버려야"
세계 최대 에너지행사인 세라위크(Cera Week)에서 거대 화석연료기업 CEO들이 청정 에너지로의 급속한 전환을 비판하며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세라위크에서 화석연료기업들의 경영진은 청정 에너지 전환이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세계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여러 주요 정유사들이 생산량 감축 계획을 뒤집고 넷제로 목표를 축소하는 가운데 개최되고 있다.
아람코 CEO가 불만을 쏟아내자 박수로 호응, 다른 CEO도 동조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CEO 아민 나세르(Amin Nasser)는 “우리는 석유와 가스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환상을 버리고 적절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발언해서 박수를 받았다.
나세르 CEO는 석유와 가스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2030년까지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을 일축하며, "에너지 비용 상승은 사람들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보다는 석유와 가스 안보의 중요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나세르 CEO는 "실제로 현실 세계에서 현재의 전환 전략은 대부분의 전선에서 눈에 띄게 실패하고 있다"며, "태양광, 풍력, 전기차 등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아주 적은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나세르 CEO는 “우리 산업은 글로벌 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전환기의 최대 적으로 보이도록 그려지고 있다”고 불평했다.
이 같은 아람코 CEO의 발언에 컨퍼런스에 참석 다른 임원들도 동조했다.
호주의 석유탐사 및 생산기업인 우드사이드 에너지(Woodside Energy)의 메그 오닐(Meg O'Neill) CEO는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은 비현실적인 속도로 (빨리) 일어날 수는 없다"며 "청정 연료 개발에 최대 4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덧붙여 오닐 CEO는 기후 논쟁에 대해 “감정적으로 변했다”며, "감정적인 상황에서는 실용적인 대화를 나누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장 폴 프라테스(Jean Paul Prates) CEO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해 “우리가 서두르거나 상황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할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엑손모빌의 CEO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석유 및 가스 시추라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지 않는 수용 가능한 방법으로 간주되는 탄소 포집 및 수소 기술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후 활동가들, 회의장 밖에서 모의 장례 행진 벌이기도
이런 발언들이 기후 활동가들에게 알려지자 즉각 비난했다.
국제적인 기후단체 350.org의 북미 이사 제프 오더워(Jeff Ordower)는 "세라위크는 깨끗하고 공평한 미래를 향한 글로벌 비전을 강조해야 한다"며, “(화석연료) 업계가 기후 위기를 멈추는 데 실질적인 관심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선전하는 모든 솔루션에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세라위크가 열리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석유와 가스 개발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를 대표하기 위해 기후 운동가들이 회의장 밖에서 모의 장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기후 NGO인 어스웍스(Earthworks)의 기업책임 캠페인 매니저 조쉬 아이젠필드(Josh Eisenfeld)는 "그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배출 감소에 전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세라위크에 참석하여 화석 연료 생산 및 추출을 계속 촉진하고 정의롭고 청정 에너지 미래로의 전환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기후변화 대응 단체 그린페이스(GreenFaith)의 활동가 알리 타프(Aly Tharp)는 "활동가들이 의도적으로 행사 참석 등록을 금지 당했기 때문에 행사장 밖에서 반대 의견을 표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알리 타프는 “나는 화석 연료로 인해 지구가 체계적으로 오염되는 것을 막아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 "대화에서 제외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