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도입시, 한국기업 최대 1조8700억원 추가 부담...그린피스 보고서

2021-01-25     김효진 editor
그린피스는 EY한영회계법인에 의뢰해 EU, 미국, 중국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한국 수출업계가 부담해야할 추가 비용이 얼마나되는지 추정하는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그린피스 보고서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게 되면 한국 수출업계가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이 2023년에는 6100억원, 2030년에는 1조87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같은 추산은 그린피스가 EY한영회계법인에 의뢰해 분석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 13일 전망됐다. 보고서는 ▲탄소국경세 도입 가능 여부 ▲양국간 수출규모 ▲비관세 장벽 ▲국가 환경성과 평가결과 ▲수출시장 잠재력 및 국가성장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EU, 미국, 중국을 선정해 이 3개국이 기후변화 규제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특히 분석은 국제통화기금(IMF)가 제시한 시나리오를 고려해 탄소가격을 산정해, 국내 주요 수출품에 내재한 탄소배출량으로 탄소국경세를 전망했다.

 

탄소국경세란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국가가 규제가 강한 국가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받게 되는 무역 관세를 뜻한다. EU는 2023년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에 앞서, 보고서는 한국 수출업계가 직면 가능한 기후변화 중심 국내 현황을 파악했다. 높은 무역의존도로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의 경우, 국제적으로 기후변화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국내의 높은 석탄 발전 비중과 내연기관차 생산 비중도 국내 수출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가장 먼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선포한 EU를 대상으로 한 한국 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철강, 석유화학, 전지업종, 자동차업종, 기계, 조선, 의약, 가전, 통신 등)은 2023년에는 2억5250만달러(29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19년 對 EU 주요 업종 무역량인 30조원에 비교하면 0.97%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특히 이 부담은 2030년에는 6억1880만달러(7100억원)로 가중되어, 2023년 대비 2.45배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고서는 EU의 경우 철강과 석유화학분야의 탄소세 과세가 높을 것으로 예측돼 이에 대한 산업계 준비가 보다 필요할 것으로 언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탄소국경세 도입 의지를 보임에 따라 대미무역에 있어 한국 주요 수출 품목 전반에 추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경우, 주요 수출 업종의 탄소국경세가 2023년에는 1100억원에서 2030년 3400억원으로 3.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특히 보고서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탄소세 부과비용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톤당 75달러(8만원)의 탄소국경세가 부과되면 영업 이익 감소세에 있는 석유화학업계 수출액의 5.1%가 탄소세로 추가 지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중국이 강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 2023년 한국 주요 업종에 부과되는 탄소국경세가 1억8550만달러(2100억원)로 미국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한국기업이 기후변화의 적극적 대응 없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2030년에는 탄소국경세 추가 부담이 최소 7억1360만달러(8200억원)로 EU와 미국보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끝으로 보고서는 '탄소국경세 등 기후변화 규제 강화로 글로벌 무역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한국 수출업계가 ▲전력망 저탄소화 ▲신공정, 신기술에 투자 확대 ▲투자자 대응 ▲글로벌 선도기업의 니즈 대응 등을 고려하여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그린피스 홈페이지http://(https://www.greenpeace.org/korea/report/16346/report-climate-change-regulation-and-its-impact-on-south-korea-export/)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