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히트펌프 스타트업 에바리(Evari), 100억 시드투자 유치
미국 히트펌프 기술 스타트업 에바리(Evari)가 750만 달러(약 101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테크 크런치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투자에는 클린 에너지 벤처, 파바튼 벤처 그룹 등이 참여했으며, 에바리는 이번 투자 자금으로 소비자 및 산업용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 및 상용화할 예정이다.
히트펌프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기후 친화적인 냉난방 시스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억톤까지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021년 미국 뉴햄프셔에 설립된 에바리는 인공위성이나 로켓 동력 기술에 착안한 친환경 히트펌프 터보 동력 기술을 개발했다. 재생에너지 제조 공정을 통해 기존 히트펌프보다 에너지 효율이 최대 50% 높고, 친환경 냉매와 경량 소재를 활용해 제조 및 판매비용도 저렴하다.
에바리 CEO 스티브 워커는 “우리가 개발한 초음속 소형 터보 압축기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기술 활용도 및 효율성이 꽤 높은 편”이라며 “주거용 난방, 운송, 식료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열 펌프를 구동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바리는 폐목재를 연료로 전환하는 회사를 매각해 초기 개발 자금을 마련했다. 히트펌프 성장에 힘입어 지난 1년 간 사업 규모를 두 배로 늘렸으며 현재 마이크로 히트펌프 제조 공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직 목표 시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에바리 스티브 워커 대표는 “운송 분야를 우선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극한 지역에도 히트펌프 사용 가능한 기술 개발
히트펌프는 전기를 활용해 열 에너지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장치를 말한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산업용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지만, 외부의 열에너지를 포착하는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극히 추운 지역에 설치할 경우에는 성능 효율이 떨어진다. 이는 히트펌프가 광범위하게 채택되는 장애물로 손꼽히며, 천연가스나 난방유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이유기도 하다.
에바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하 30-40도의 극히 추운 날씨에도 안정적인 난방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도록 소형의 경량형 히트펌프 압축기를 개발했다. 크기도 다양하며,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히트펌프 가동 효율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가정, 컨테이너, 차량 등 활용 범위 및 목적도 높은 편이다.
기존 히트펌프의 폐기물 문제도 해결했다. 대부분 히트펌프가 사용하는 냉매는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거나 영구적인 화학 물질로 분해된다. 하지만 에바리는 탄소 배출이나 지구 온난화에 영향이 매우 적은 프로판 같은 친환경 냉매를 사용했다. 또한 히트펌프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베어링(bearing)에 윤활유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에바리의 CEO 스티브 워커는 “기존 히트펌프 기능을 개선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한다면 가정, 차량, 산업 공정, 건물, 식료품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미국 내 생산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재를 활용한 것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에바리 제품에 들어가는 구리와 희토류는 동일한 냉난방 시스템 대비 5% 미만이다.
에바리, 미 정부 히트펌프 설치 투자 정책으로 히트펌프 시장 선점 예정
한편, 최근 유럽 내 히트펌프 판매량이 15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과 이자율 상승으로 인해 히트펌프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히트펌프 작동에 필요한 전기료는 MWh당 약 300유로(약 43만원)로, 가스보일러 가격 대비 약 2.5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영국 등 일부 국가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히트펌프 판매와 사용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IEA는 2050년 탄소 순배출량 제로 목표 달성하기에는 현 히트펌프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건물 내 배출량을 줄이는 핵심 기술로 히트펌프 생산 및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DOE)는 히트 펌프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주택용 한랭 기후 히트 펌프(CCHP) 기술 이니셔티브를 시행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히트펌프 제조를 촉진하기 위해 국방 물자 생산법(the Defense Production Act)에 6300만 달러(약 850억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기후 동맹(U.S. Climate Alliance)는 2023년까지 히트 펌프 설치를 4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을 발표한 바 있다.
에바리 대표는 “미 정부 정책과 히트펌프 생산 투자 및 지원금으로 히트펌프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