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골치 앓는 미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번봇의 원격제어차량까지 등장
2010년대 이후 거의 매년 산불이 발생하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선 산불 예방을 위한 다양한 장치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번봇(BurnBot) 또한 산불 예방 스타트업이다.
지난 2일(현지 시각), CNBC는 번봇이 최근 산불 예방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2000만 달러(약 270억 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산불 20건 중 13건이 지난 7년 사이에 발생했다.
2022년 설립된 번봇은 휴경 상태로 둘 경우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건조 식물들을 처리하는 원격 제어 차량을 개발했다.
미국의 소방관과 토지 소유자는 산불 예방을 위해 염소를 방목해 초목을 제거하거나, 제초제를 이용해 건조 식물을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또 다른 산불 예방 방법으로는 화재 위험이 있는 건조 식물들을 미리 태우는 사전 소각(prescribed burn) 방식이 있다. 그러나 사전 소각은 드립 토치를 이용해 건조식물을 태우기 때문에 위험도도 높고, 작업에 소모되는 시간과 노동력, 비용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번봇, 원격 제어 차량을 이용해 기존 방식 개선
번봇의 현재 모델인 '번봇 RX'는 소각 장치와 소화 장치를 탑재한 원격 조작 차량이다. 번봇은 번봇 RX가 열 정도를 정확하게 조정하여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식물을 소각할 수 있으며, 또한 식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를 가두어 제거하기 때문에 주변 지역 사회의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각 작업이 완료되면 차량은 물을 분사하여 남은 불씨를 꺼트린다.
번봇의 CEO 아누쿨 라키나는 번봇의 시스템이 전통적인 사전 소각을 사용할 수 없는 지역에 사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드립 토치를 이용한 기존의 소각 방식이 많은 양의 연기를 발생시켜 전력선이나 고압 장비의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예를 들면서, 번봇의 차량은 연기를 가두는 방식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번봇은 최근 리젠 벤처스(ReGen Ventures)가 이끄는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2000만달러를 모금했다. 이 자금은 번봇의 사업 확장, 고용 등에 사용될 예정이며, 더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고 가파른 언덕을 통과할 수 있는 신규 차량의 개발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미 캘리포니아 교통국, 사전 소각 프로젝트 맡아 실시 계획
한편 번봇은 오는 5일 샌디에이고에서 캘리포니아 교통국의 사전 소각 프로젝트를 맡아 실시할 계획이다.
6월에는 캘리포니아 최대 유틸리티 기업인 퍼시픽 가스 앤드 일렉트릭(PG&E)의 소각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PG&E는 매년 산불 예방과 식물 관리에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PG&E의 산불 복구 담당 케빈 존슨은 당사가 “항상 이 작업을 더 안전하고, 빠르고, 저렴하고 환경 친화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번봇은 궁극적으로 캘리포니아주를 넘어 건조 식물 관리가 필요하고 산불 위험이 가장 높은 곳에 사무실과 기계를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라키나 CEO는 "번봇이 화재 예방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기존의 방법보다 10배 더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 전하며, "미국 전역에 작업이 필요한 2억3700만 에이커의 토지가 있으며, 방목을 이용할 경우 1에이커당 1000달러(약 135만 원)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