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회계법인 "기업 재무제표에 기후위험 고려 실무지침서 승인"
EY, 딜로이트, KPMG 등 재무제표에 기후 위험 고려하기로 기업들에게 '기후변화 이슈 공개해라' 요구도
EY, 딜로이트 등 6개 대표 회계법인들로 구성된 글로벌공공정책위원회(GPPC)가 기후 위험을 주요 재무제표 이슈로 고려하는 실무 지침서를 승인했다.
이들은 재무제표 감사를 실시할 때 기후변화 성과와 중대성(materiality)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지침서는 기업이 기존 국제 회계 표준에 따라 기후변화 성과를 주요 재무 요인으로 반영하고, 회계 감사 법인들도 재무제표 감사에 있어 기후 위험을 고려하도록 요구했다.
GPPC는 미국 대형 및 중견 회계법인 이사진들이 모여 글로벌공공정책, 독립 감사 규제 및 표준 등을 논의하는 네트워크다. 딜로이트, EY, KPMG, PwC 등 미국 대표 회계법인과 보증∙세금∙재정 자문 서비스 기업 ‘BDO(Binder Dijker Otte)’, 글로벌 최대 금융 자문기관 중 하나인 ‘그랜트 손턴(Grant Thornton)’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들에게 “기존 보고 및 감사 표준을 적용해 기후변화 이슈를 포착하고 성과를 반영할 것”을 강조하면서, 기후 금융공시 관련 지침서 및 권고안을 승인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보낸 서한에서 6대 회계법인들은 "경영진과 지배구조 담당자가 연차보고서 및 재무제표 판단, 추정, 공시 등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기후변화가 재무제표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우리도 최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GPPC가 승인한 기후변화 공시 관련 지침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국제회계기준(IFRS) 및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인 닉 앤더슨(Nick Anderson)이 발간한 2019년 11월 지침서다. 그는 IFRS 표준에 따라 ‘기업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어떤 위험 요인을 인식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후 관련 자산 인식, 부채 측정, 공시대상, 기존 및 신규 기후변화 위험 고려 등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들은 IFRS 기준으로 기후 변화의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 보고 표준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기후변화 위험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지침서는 '재무제표 감사 시, 기후 관련 위험 고려'에 관한 것이다. 국제 감사 및 보증 표준 위원회(IAASB)에서 작성한 것으로, 회계 감사관은 재무제표가 IAASB 표준에 따라 잘 작성되었는지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 성과에 있어 기후변화를 고려하는 책임은 기업, 금융기관을 넘어 회계법인까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총 103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업과 회계 감사관들에게 "기후 목표 및 선언에 대한 성과를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회계기준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후 관련 위험을 재무보고서에 반영하고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새로운 지침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EY, 탄소 중립 넘어 탄소 네거티브 하겠다
또한 EY는 회계법인으로서는 업계 최초로 '탄소 중립(Carbon Neutral)'을 넘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실현하겠다고 26일(현지시각) 선언하기도 했다.
EY 글로벌은 이날 탄소 네거티브 실현을 위한 '7대 액션 플랜'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모든 오피스의 직접(Scope 1, Scope 2) 탄소 배출량을 '제로화(Net Zero)'하는 한편, 공급망까지 포함한 간접(Scope 3) 배출량을 2019년 회계연도 대비 40%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2025년까지 'RE100'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구글과 애플 등 28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2025년까지 EY에 물품을 공급하는 거래처 중 75%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탄소저감목표(SBT, Science Based Targets)를 수립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소비하는 전력 전량을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으로 공급받기 위해 전력구매계약(Virtual PPA)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EY는 2020년 회계연도에 '넥스트 웨이브(NextWave)' 경영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지속가능성과 장기적 가치를 핵심 축으로 지목한 바 있다. EY는 글로벌 30개 기업의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지속가능임원)들로 구성된 'S30(Sustainability 30) 협의체' 발족에 동참했다. S30은 최근 환경판 '마그나 카르타'인 '테라 카르타(Terra Carta·지구 헌장)'를 주창한 영국 찰스 왕세자를 필두로 한 글로벌 ESG 논의 플랫폼이다.
이와 함께 EY는 다보스포럼(WEF)의 국제비즈니스위원회(International Business Council)에서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비재무정보 공시, ESG 측정지표(Metric) 등의 개발과 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