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웨스트버지니아주, 씨티그룹 비롯한 금융기관 4곳 ESG 블랙리스트에 추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금융회사 4곳이 화석 연료 산업을 보이콧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ESG 블랙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언급된 4곳의 금융기업은 씨티그룹(Citigroup), TD 뱅크(TD Bank), 노던트러스트(Northen trust), HSBC 홀딩스(HSBC Holdings) 등이다. 웨스트버지니아 주 재무장관인 라일리 무어(Riley Moore)는 성명을 통해 이들 금융회사가 일부 국영사업이 금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석탄이 주요 산업인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텍사스, 플로리다에 이어 공화당이 주도하는 지역 중 하나다. 무어는 이어 “우리 주의 핵심 에너지 산업과 그들이 창출하는 경제 활동을 파괴하려는 기관들이 세금을 처리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2022년 공화당 법의 일환으로 주 재무장관은 합당한 사업 목적 없이 석탄, 석유, 천연가스 회사와의 거래를 거부, 종료 또는 제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금융 기관 목록을 작성한 바 있다. 

현재 주 목록에는 블랙록(BlackRock),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Group), JP모건(JPMorgan Chase),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웰스파고(Wells Fargo)를 포함해 9개의 금융 기업이 있다. 

이에 씨티그룹은 성명을 통해 “씨티는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라며 “우리가 이들 기업에 계속 대출을 하고 있고 업계에 상당한 신용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열대우림 액션 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가 분석한 ‘기후 혼란에 대한 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화석연료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대출하면서 기후 약속을 한 금융 기관 중 하나로 알려졌다. 

노던 트러스트 대변인은 자산 및 자산 관리자가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거나 금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노던 트러스트가 2월 기준 화석연료 기업에 약 520억달러(약 71조원)의 투자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HSBC는 "보이콧이 아닌 에너지 기업과 협력하기를 원한다"라며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 은행은 에너지 기반 고객에 대한 기업 대출 및 자본 시장 거래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대변인은 말했다.

TD 은행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BMO 은행(bank of Montreal)은 2023년 말 석탄 산업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철회해 웨스트버지니아의 ESG 블랙리스트로 분류되는 것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웨스트버지니아 주 재무장관인 라일리 무어가 화석연료 기업을 보이콧하는 리스트에 블랙록을 포함한 이후 금융권과의 '전쟁'은 대선을 앞두고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텍사스, 플로리다, 미주리 주 및 공화당이 우세한 주에서 ESG 반대 계획과 매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 이른바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라 불리는 지역의 연기금이 지난 2년간 블랙록으로부터 133억달러(약 18조원)의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하기도 했다. 

그 중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한 연금은 텍사스주 교육기금(Texas Permanent School Fund)으로 85억달러(약 11조6000억원)의 투자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은 레드 스테이트 주 연기금의 투자금 회수 규모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당시 뉴욕타임스와 투자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는 미국의 안티 ESG 운동이 실제 ESG투자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금액은 블랙록이 관리하는 자산 10조달러(약 1경3650조원)의 1%, 약 10분의 1에 해당한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이어 플로리다 주를 비롯한 일부 공화당 주 연금 기금은 여전히 블랙록에게 200억달러(약 27조3000억원)가 넘는 투자금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