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V 보급의 선두, 하와이의 비결은?
최근 전기차 수요 약화에 대한 전망이 연이어 나오는 가운데 하와이가 미국 전기차 도입의 선두 주자로 성장하고 있다고 CNBC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자동차 데이터 및 분석 전문기업 JD파워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올해 1월과 2월 두 달 간 판매된 신규 소매 차량의 11.9%가 전기차로, 미국 전체 주 중 5위를 차지했다. 하와이는 캘리포니아의 무공해 차량 프로그램에 서명하지 않은 주 중에서는 1위이다.
캘리포니아 대기 자원 위원회(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CARB)의 무공해 차량 프로그램은 전기차를 장려하고 기존 차량에 대해 엄격한 차량 배출량과 주행거리 기준을 요구한다. 전기차 판매 비율 1위에서 4위를 차지한 캘리포니아, 워싱턴, 콜로라도, 오레곤은 모두 캘리포니아의 무공해 차량 프로그램에 서명했다.
또한, 하와이는 JD파워의 '전기차 채택 점수(EV Adoption Score)'에서 33.8점을 받아 캘리포니아(46.1점), 워싱턴(37점)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기차 채택 점수는 판매 시장과 소비자 선호도, 전기차 가용성 등에 따라 평가된다.
높은 연료비, 짧은 주행거리, 문화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의 인사이드 디텍터 이반 드루리는 "하와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높은 연료비와 충전용 재생 에너지의 가용성, 문화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미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하와이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 당 약 4.72달러(약 6500원)로 캘리포니아에 이어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인 갤런당 3.62달러(약 5060원)보다 1.10달러 높다.
하와이에서는 미국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배터리 주행거리의 문제도 적다. 미국 운전자들은 다른 어떤 나라의 운전자들보다 더 많은 주행거리를 요구하는데, 하와이의 경우 가장 넓은 섬인 빅아일랜드를 둘러싼 도로인 하와이 벨트 로드도 260마일(약 419km)에 불과하다.
문화적인 요인에 대해서 드루리는 하와이 주민들이 “본토 주에 비해 국토 관리에 대한 책임감”과 “땅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하와이는 석탄 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고, 그 자리에 배터리 저장 시설을 설치하는 등 청정에너지 보급에 적극적이다.
높은 가격은 구매 부담으로 작용
하와이는 다른 지역보다 전기차를 많이 수용하고 있지만, 평균 차량 가격 대비 높은 전기차 가격은 전기차를 구매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올해 하와이에서 프랜차이즈 딜러(테슬라, 리비안 등 소비자 직접 판매 브랜드 제외)를 통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평균 비용은 6만2600달러(약 8700만원)이 넘는다. 이는 작년의 6만8500달러(약 9500만원)에서는 하락한 가격이지만 하와이의 평균 차량 가격보다 1만2700달러(약 1800만원) 정도 높은 가격이다.
하와이에 있는 알로하 기아의 7개 매장의 지역 부사장인 러셀 웡은 "현재 기아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전기차는 기아에서 가장 저렴한 니로EV"라고 말했다. 알로하 기아는 니로EV 가격을 3만6000달러(약 5000만원)부터로 책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