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국내 4대 연금 모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우정사업본부가 2년 만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로써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언한지 2년 만에 국내 4대 연기금 모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게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주주들의 적극적 의결권 활동을 뜻한다. 국내에선 2018년 7월 국민연금이 도입한 이래 약 146개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본부는 우체국예금자금운용지침을 일부 개정하고 수탁자책임활동위원회와 관련한 조항 제31조를 삽입했다.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우체국금융 수탁자책임위원회를 설치 및 운영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이에 수탁자책임위원회와 의결권행사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했다.
우정사업본부가 굴리는 자산은 137조원에 달한다. 국민연금기금(785조원), 공무원연금(10조700억원), 사학연기금(18조8000억원)과 함께 국내 4대 연기금으로 불린다. 2번째로 덩치가 큰 ‘큰 손’이지만 2018년 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직후 4개월 만에 보폭을 맞춘 타 연기금에 비해 2년이나 도입을 미뤄왔다.
국민연금은 2018년 8월, 사학연금은 2019년 12월, 공무원연금은 2020년 2월 각각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반면 우정사업본부는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연구결과를 보고 받았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어 “시늉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어왔었다.
이번 조항 개정에 따라 우정본부 수탁위는 ▲주식 의결권 행사 및 수탁자책임활동의 원칙·기준·방법·절차 등에 관한 규정의 제정 및 개정 ▲우체국금융의 수탁자책임활동 및 의결권 행사 내역 점검 ▲대체투자 기업 이사 및 감사 후보 추천 ▲수탁위 위원장 또는 책임위원회 위원 3분의 1 이상이 수탁위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는 사안 등을 심의 및 의결하게 된다.
우정본부는 작년 3분기 말 평균잔고 기준으로 국내 주식 7조2490억원을 보유 중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가 작년 말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이후 투자에 ESG 요소를 고려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들과 활발한 접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주요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단순히 보유하는 데서 벗어나, 기업의 경영활동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 활동을 펼친다는 데 목적이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 기업들은 주주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