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컨테이너 초소형 공장 '나노 공장' 가동한다...탄소발자국 줄이고, 소량생산
유니레버는 40피트 선적 운송 컨테이너 규모의 제품 생산이 가능한 '나노 공장(Nano factory)'이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소형 공장이란 의미의 나노 공장은 현재 유니레버의 식품 생산 거점인 네덜란드 바헤닝언(Wageningen)에서 개발 중이며, 곧 액상 부이용(Bouillon, 육수 농축액)을 생산할 예정이다.
유니레버는 "대량 생산이 필요 없는 자사 제품을 축소된 공간에서 생산하게 되면 탄소발자국과 더불어 폐기물 배출이 감소할 수 있다"며 나노 공장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전 세계 어디든 선적 컨테이너에 실어 이동할 수 있는 나노 공장은 현지 원료를 활용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400개 브랜드를 보유한 유니레버는 전 세계 300개 이상의 공장에서 7만여 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공장은 모두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소량 생산이 기본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에 있어 나노 공장 개발 책임자인 올리베라 트리푸노비치(Olivera Trifunovic) 유니레버 엔지니어는 "계절상품이나 신제품 테스트를 위해 소량 생산을 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를 위해 대량 생산 라인을 사용하는 것은 상업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은 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유니레버는 각국의 시장의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지만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는 생산 규모를 증가시키는 것도 축소시키는 것도 어렵다"며 나노 공장이 대량 생산 라인의 상업적, 환경적인 리스크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량 생산과 이동성 뿐만 아니라 나노 공장은 '에코 시스템 플랫폼(PES)'을 기반으로 원격으로 운영되어 전 세계 어디서든 차질없이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나노 공장 생산 라인에 설치된 센서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전송해줌으로써 생산 조정과 함께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또 생산에 요구되는 모든 설비가 일체형으로 설치되어 전력과 물만 공급되면 어디서든 작동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나노 공장은 원재료 정제부터 조리, 포장까지 8시간 당 최대 300톤 규모의 식품을 생산할 수 있다. 올리베라는 "수천개의 나노 공장이 자사의 중앙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어디서든 유연한 생산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나노 공장은 액상 부이용 제품을 이달 말에 시범적으로 생산할 계획이지만, 이를 토대로 마요네즈, 케첩, 아이스크림으로 생산 라인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유니레버는 향후 이 나노 공장을 청년 기업가에게 임대 또는 판매해 그들이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유니레버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달성 목표보다 11년 앞선 2039년까지 탄소중립(0)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11억달러(1조2000억원)의 기후펀드(Climate fund)에 투자해 산림보호, 수질 보존, 탈탄소 등의 사업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자사가 판매하는 제품 모두를 향후 10년 내에 생분해성 재료로 만들고 생산에 따른 탄소의 양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