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주주, 스코프 3 결의안 거부…셸은 미국으로 본사 이전을 논의 중

2024-05-23     유미지 editor
셸의 연례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셸의 주주들이 행동주의 투자자 팔로우 디스가 내놓은 기후 결의안을 거부했다./ 셸

지난 21일(현지시간) 셸의 연례 주주총회가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셸의 주주들은 행동주의 투자자 팔로우 디스(Flow this)가 내놓은 기후 결의안을 거부했다. 

팔로우 디스는 셸에게 스코프3(공급망 전체 탄소배출)에 대한 계획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 결의안은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 투자 및 보험 회사인 스코티시 위도우즈(Scottish Widows)와 같은 자산 관리 규모가 약 4조달러(약 5458조원)에 이르는 27개 투자자 그룹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총회에서의 투표 결과 이 결의안은 18.62%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이와 반대로 2035년까지 탄소 배출을 45% 감축하겠다던 목표를 하향 조정한 셸의 결의안은 78.2%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3월, 셸의 CEO 와엘 사완(Wael Sawan)은 성명을 통해 "에너지 전환의 변화 속도에 대한 불확식성을 이유로 탄소 감축 목표를 약화시키고 석유와 가스를 중심으로 한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셸 이사회 의장 앤드류 맥킨지(Andrew Mackenzie)는 주주총회에서 "셸은 석유와 가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셸은 지난 2021년 네덜란드 법원이 내린 탄소 감축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에서 45% 줄이도록 명령했다. 

팔로우 디스의 설립자인 마크 반 바알(Mark van Baal)은 "셸 이사회는 탄화수소를 석유로 전환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청정에너지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셸의 연례 주주총회는 ‘셸 킬(Shell kills)’을 외치는 기후 시위자들로 인해 여러 차례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석유기업인 셰브론(Chevron)과 엑슨모빌(ExxonMobil)은 다음 주에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셸과 마찬가지로 기후 관련 주주 제안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어 귀추가 주목된다.

 

셸, 본사 미국 뉴욕으로 이전하나?

한편, 셸은 본사인 영국 런던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회사를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셸의 본사 이전의 이유는 '화석 에너지에 대한 안 좋은 인식', '횡재세(Windfall Tax)', '재생에너지에 대한 압박'과 같이 기업 운영에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은 영국과 다르게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압박과 벌금이 없다. 셸에게는 좋은 환경인 셈이다. 미국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해 영국과 달리 친화적이며 횡재세 등의 세금 이슈도 없다.

또한 앞으로 영국에서 여러 노동법(Employees Rights Laws)이 나올 예정이라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만약 셸이 뉴욕으로 간다면 런던 증권 거래소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유로뉴스(Euronews)는 전했다. 셸의 자산은 1960억 파운드(약 341조원)으로 영국 거래소에서 상장된 회사 중 가장 큰 자산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 다음은 제약회사인 아스트라 제네카로, 1910억 파운드(약 332조2674억원)의 자산을 지니고 있다. 

이미 영국을 떠나기로 결정한 기업들도 있다. 석탄 기업인 글렌코어(Glencore)는 뉴욕시장에 상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캐나다에는 상장해 있다. 

글로벌 포장재 기업인 스머핏 카파(Smurfit Kappa), 거대 건축자재 회사 CRH, 세계 최대 온라인 베팅 그룹 플루터 엔터테인먼트(Flutter Entertainment), 반도체 설계업체 암홀딩스(Arm Holdings)와 같은 다른 영국 회사들도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상장을 위해 영국을 떠났다. 이는 주로 투자자와 충분한 자본, 더 많은 확장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선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BP, 셸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