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후 특사…“중국, 세계 기후 재정에 기여해야”
제니퍼 모건 독일 기후 특사는 중국이 세계 기후 재정에 기여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중국 방문에 앞서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모건 특사는 G7뿐만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다른 경제 대국들도 빈곤국의 기후 완화 및 적응 조치를 돕기 위해 세계 기후 재정에 기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독일이 중국을 포함한 다자 기금에 기여할 능력이 있는 다른 국가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선진국 외 다른 국가들의 기후 기금 지원 여부에 대한 갈등은 팽팽하다.
중국 등 신흥 경제국들은 현재까지 축적된 온실가스 상당 부분이 선진국들의 책임이기 때문에, 먼저 산업화한 국가들이 주로 자금을 출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1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은 언제나 개발도상국과 함께할 것"이라며 “선진국 경제와 중국이 동급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EU나 미국 측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이 부유하고 능력 있는 국가들도 기금 마련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건 특사는 개발도상국의 파리협정 이행을 지원하는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을 예로 들었다. 2024년 4월 31일 현재 녹색기후기금은 총 45개 국가, 3개 지역, 1개 도시로부터 103억달러(약 14조원) 상당의 약정을 모금했다. 기여국에는 개발도상국인 9개국(칠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몽골, 파나마, 페루, 대한민국, 베트남)이 포함된다. 중국은 현재 녹색기후기금에 기여하고 있지 않다.
모건 특사는 지난 5월 열린 제4차 SIDS(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 국제 컨퍼런스에서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서약을 기반으로 세계가 화석 연료로부터의 공정한 전환에 대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28은 개발도상국이 겪는 기후 재난 피해에 대해 선진국이 책임과 보상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할 자금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손실과 피해 기금’을 조성했다. 개최국 UAE, 영국, 미국, 일본, 독일과 유럽연합 등이 총 4억2900만달러(약 5601억원)의 출연을 약속했다.
모건 특사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대표 출신으로 2022년 환경활동가에서 정부 고위급 인사로 이례적으로 발탁되어 숄츠 정권의 기후변화 대책에 대한 열의를 상징하고 있다. 모건 특사는 올해 11월에 아제르바이잔에서 개최되는 COP29에 앞서 정부 간 협의 등을 위해 일본과 중국을 방문했다.
19일부터 중국 일정을 시작한 모건 특사는 22일 본인의 X(트위터) 계정을 통해 “COP29, 기후 재정, 국가 결정 기여(NDC), 에너지 전환”에 대해 류전민 중국 기후 특사, 자오잉민 중국 생태환경부 차관, 셰전화 전 중국 기후 특사, 싱크탱크, NGO 등과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한편,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도 한국과 중국을 방문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한국이 추진하는 '무탄소 에너지(CFE) 이니셔티브'에 독일의 동참을 제안했다. 방한 일정을 마치고 중국에 도착한 하베크 부총리는 22일 오전 베이징에서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공동으로 중국·독일 간 기후변화 녹색전환에 관한 제1차 고위급 대화를 주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