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배터리 만든다” EU 배터리 프로젝트 승인
EU 집행위원회는 12개 회원국이 공동 참여한 29억 유로 규모의 배터리 기술혁신 투자 프로젝트를 EU 공동이해관계 프로젝트(IPCEI)로 지정했다. 배터리 가치 사슬의 연구와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유럽은 전기차 확산을 촉구하는 동시에 배터리까지 자급제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공동 배터리 프로젝트는 2017년 발족한 유럽배터리동맹의 연장선으로 ▲무코발트 및 무흑연 배터리 생산 ▲포스트 리튬이온 전지기술 개발 ▲배터리 재활용 및 처리 등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기술 혁신을 추진한다. 프로젝트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12개국과 BMW, FLAT 등 유럽에 거점을 둔 42개 자동차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테슬라 등 유럽에 진출한 외국 기업도 참여했다.
12개 회원국이 29억 유로를, 민간에서는 90억 유로를 투자한 만큼 배터리 기술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기술 자립과 함께 18000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럽배터리동맹 마로시 셰프초비치 책임자는 “유럽의 녹색 전환과 기술 자율성을 위해서라도 배터리는 꼭 가져가야 할 산업”이라며 “2025년까지 매년 최소 60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삼국전이다. 이번 배터리 동맹으로 배터리 자율성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점유율 1위는 중국 기업인 CATL(24%)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23.5%), 삼성SDI(5.8%), SK이노베이션(5.4%)가 각각 2,5,6위를 차지했다. 3,4위도 각각 일본 파나소닉(18.5%), 중국 BYD(6.7%)가 점유하고 있다.
| 순위 | 제조사명 | 2019 점유율 | 2020 점유율 |
| 1 | CATL(중국) | 27.6% | 24.0% |
| 2 | LG에너지솔루션(한국) | 10.5% | 23.5% |
| 3 | 파나소닉(일본) | 24.4% | 18.5% |
| 4 | BYD(중국) | 9.4% | 6.7% |
| 5 | 삼성SDI | 3.8% | 5.8% |
| 6 | SK이노베이션 | 1.7% | 5.4% |
EU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 아시아와 미국에 배터리 수급을 기댈 경우 자국 기업의 설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 EU집행위원회 티에리 브레튼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우리가 직접 배터리 산업을 육성해 자국 기업에 경쟁 우위를 줄 수 있고, 필요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으며, 제3국에 대한 원치 않는 의존성을 줄일 수 있다”며 추진 이유를 밝혔다.
2050년 운송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90% 절감 목표를 내건만큼, EU 내 전기자동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U집행위원회는 전 세계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향후 배터리 기술의 지속가능성 표준도 주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