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 전환 계획 공시 기준 맞춘다
전환 계획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전환 계획에 대한 공시 기준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24일(현지 시각)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는 기업 기후 관련 공시에서 전환 계획에 대한 공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전환 계획에 대한 공시 프레임워크와 표준을 간소화하고 통합하는 작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FRS S2는 전환계획에 대해 공시를 요구한다. IFRS S2 14항은 “모든 기후 관련 전환 계획(기업의 전환 계획을 개발하는데 사용된 주요 가정 및 기업의 전환 계획이 의존하는 요소에 대한 정보를 포함)”을 공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IFRS는 영국 전환 계획 태스크포스(Transition Plan Taskforce, TPT)에서 개발한 공시 프레임워크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된다. TPT는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 연합(GFANZ)이 2022년 발표한 전환 계획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전환 계획 공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영국은 TPT 공시 프레임워크를 고도화하여 전환 계획 공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8월 ISSB와의 협의를 시작했다.
TPT 공시 프레임워크는 크게 야망(Ambition), 행동(Action), 책무(Accountability)에 대해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기업이 전환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이행하며, 이를 측정하여 공개하라는 뜻이다.
IFRS는 단기적으로 TPT의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IFRS S2의 목표와 호환되도록 조정하고 교육 자료를 개발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IFRS S2 적용 지침의 개선 필요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는 IFRS 지속가능성 지식 허브에 게시될 예정이다.
아만다 블랑(Amanda Blanc) 아비바 그룹 CEO 겸 TPT 공동의장은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하는 기업에게 명확하고 일관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ISSB의 결정을 반겼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장 폴 세르베(Jean-Paul Servais) 의장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환 계획 공시의 일관성과 비교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IOSCO는 전환 계획 공시에 대한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무결성(integrity)을 높이고 그린워싱을 완화하기 위한 시장 규제 기관의 역할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환 계획에 대한 요구는 규제에도 반영되고 있다.
유럽 공시기준을 담당하는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은 지난 4월 기업이 EU 지속가능성보고표준(이하 ESRS)에 따라 전환 계획을 공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유럽감독당국(ESA)은 18일 지속가능금융 공시제도(SFDR)에 명확한 목표와 기준을 기반으로 한 전환이라는 새로운 금융상품의 카테고리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전환이 중요해지니, 이에 자금을 조달하는 전환금융에 대한 기준도 도입하자는 의미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19일 조사보고서를 통해 129개국에 위치한 2만3000여 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한 결과,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전환계획을 세운 기업 수가 늘어났지만, 계획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GFANZ는 올해 주요 금융 기관에서 250개의 전환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SG 공시 기준의 상호운용성을 높이려는 국제기관 간의 시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일 EFRAG과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NFD)도 유럽의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에서 사용된 지표와 TNFD 지표 간 상관관계를 매핑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ISSB는 TPT,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 CDP, TNFD,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 간의 전략적 관계를 통해 지속가능성 공시 환경을 더욱 조화롭게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