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부족한 전력, 지열로 해결한다? 퍼보 에너지의 활약
캘리포니아의 주요 전력회사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outhern California Edison, 이하 SCE)이 스타트업 퍼보 에너지(Fervo Energy)가 유타 남서부에서 개발 중인 발전소의 지열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로이터, 카나리아 미디어 등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퍼보 에너지는 인공저류층생성기술, 이른바 EGS로 불리는 기술을 기반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현재 유타 주에서 이른바 ‘케이프 스테이션(Cape Station)’이란 이름의 지열발전소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열정 100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전력망에 연결하고,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대 400㎿의 전력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퍼보 에너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과 총 320MW에 달하는 2 건의 전력구매계약(P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15년 계약으로 남부 캘리포니아 전역에 위치한 35만가구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거래는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이 유틸리티 기업에 2026년까지 기존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보다 더 자주 사용할 수 있는 1000메가와트의 청정에너지를 조달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루어졌다. 이는 24시간 내내 가동될 수 있는 지열 발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퍼보 에너지는 이번 거래가 전력량으로 따졌을 때 전 세계 차세대 지열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나 퍼보 에너지와 SCE, 두 회사 모두 전력 구매 계약의 금액 공개는 거부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California Energy Commission) 의장인 데이비드 호흐실트(David Hochschild)는 블룸버그 통신에 “향상된 지열 시스템은 자원이 제한되어 있을 때 중요한 전력을 제공함으로써 풍력 및 태양 에너지 자원을 보완한다”라고 말했다.
구글, 브레이크스루에너지가 선택한 퍼보 에너지
전통적인 지열 발전소는 지하 증기를 이용하여 터빈을 구동하고 24시간 내내 전기를 생산해왔다. 때문에 아이슬란드나 뉴질랜드, 케냐같이 화산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발전이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었다.
그러던 지난 2017년, 퍼보 에너지는 석유 및 가스 시추 기술을 사용해 지열층까지 내려간 뒤 수압을 이용해 지열정에 구멍을 뚫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해 냈다. 이후 지역과 상관없이 지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를 비롯해 여러 기업의 투자를 받게 됐다. 총 1억8000만달러(약 25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타 주에서 진행 중인 케이프 스테이션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 2월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혁신성을 인정받아 최대 6000만달러(약 836억원)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구글도 퍼보 에너지와 계약을 맺은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21년, 구글은 퍼보 에너지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2023년 11월, 구글은 네바다주에 위치한 퍼보 에너지의 ‘프로젝트 레드(Project Red)’ 지열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네바다 주 전력을 공급하는 NV 에너지와 전력망이 연결되어 있으며 약 3.5MW를 생산한다. 이는 약 2500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구글 이사회의 기후 부문 선임이사인 마이클 터렐(Michael Terrell)은 “지열발전은 풍력과 태양광 등 변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하고 연중무휴 전력망 운영을 가능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